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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박에 머리카락보다 가늘게 그린 화조도…불가사의한 8세기 신라 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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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2. 06. 16.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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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동궁과 월지 출토물…"현대 장인도 만들기 쉽지 않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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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동궁과 월지에서 나온 신라 금박 유물./제공=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금박에 머리카락 굵기의 절반 정도 되는 매우 가느다란 선을 무수히 그어 새 두 마리와 꽃들을 표현한 신라 유물이 경주 동궁과 월지에서 나왔다.

육안으로는 거의 식별이 불가능해 현미경을 이용해야만 문양을 살필 수 있는 이 유물은 현대 장인도 쉽게 제작할 수 없는 불가사의한 작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2016년 11월 경주 동궁과 월지에서 각각 발견한 금박 유물 2점이 본래 새와 꽃 그림인 ‘화조도’를 새긴 동일한 개체의 8세기 신라 장식물임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유물 출토 지점은 동궁과 월지 ‘나’지구 북편이다. 한 점은 건물터와 담장터 사이에서 모습을 드러냈고, 다른 한 점은 회랑 건물터에서 확인됐다. 두 지점 사이 거리는 약 20m이며, 유물들은 발견 당시 원래 형체를 알기 어려울 정도로 구겨진 상태였다.

금박 유물은 가로 3.6㎝, 세로 1.17㎝, 두께 0.04㎜다. 순도 99.99%의 순금 0.3g이 사용됐다. 그림을 그린 선 두께는 머리카락 굵기인 0.08㎜보다 얇은 0.05㎜ 이하로 조사됐다. 사다리꼴 단면에 좌우 대칭으로 새 두 마리를 배치했고, 중앙부와 새 주변에는 단화(團華) 문양을 철필(鐵筆·끝부분이 철로 된 펜) 같은 도구로 빼곡하게 새겼다. 단화는 꽃을 위에서 본 듯한 문양을 뜻한다.

금박 유물의 정확한 용도는 파악되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문양을 새길 때 목재 받침에 고정한 뒤 작업했고, 어딘가에 매달기 위한 구멍이 없는 점으로 미뤄 나무나 금속 기물에 부착했던 장식물로 추정됐다.

신라 금박 유물은 17일부터 10월 31일까지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천존고에서 열리는 ‘3㎝에 담긴 금빛 화조도’ 전시를 통해 공개된다. 연구소 누리집에 접속하면 온라인으로 유물을 감상할 수 있다.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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