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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공예박물관이 대표 소장품을 주제로 공예품이 제작된 시대 배경과 재료·도구·장인 등 공예사적 양상을 연구해 풀어낸 소장품탐구 시리즈에 '경혜인빈 상시호 죽책'이 시리즈 가장 처음으로 선정됐다고 10일 밝혔다.
경혜인빈 상시호 죽책은 당대 장인의 정교한 솜씨를 확인할 수 있는 유물로 그 가치를 인정받아 2021년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 향후 보물 지정과 201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조선 왕실 어보와 어책' 추가 등재를 추진할 수 있는 역사적 가치가 높은 문화재다.
이번 도서에는 유물을 중심으로 조선 후기 왕실 의례에 사용된 공예품의 역할과 이를 만든 제작자, 재료·도구 등 당대의 공예 기술에 얽힌 이야기를 담았다.
우선 1장에서는 죽책과 같이 서책의 형태로 만든 왕실 의례 공예품인 어책의 유래와 현황을 다루고 있다. 어책은 왕실 구성원의 직위를 임명할 때나 업적을 높이 기리는 이름을 수여할 때 글을 지어 새긴 공예품이다. 어책 중 죽책은 현재까지 총 43건의 실물이 전해져 내려오는데 '경혜인빈 상시호 죽책'은 현재 전해지는 후궁의 시호 죽책 중 가장 오래된 유물이다.
2장에서는 영조가 1755년(영조 31) 인빈 김씨에게 시호를 올린 배경과 그 과정을 사료를 살펴볼 수 있다. 인빈 김씨는 선조의 후궁이자 인조의 할머니로서 1623년 인조반정 이후 이어진 조선 왕실 계보의 가장 큰 어머니이다.
영조는 후궁의 아들이라는 신분적 한계를 극복하고 왕위 계승의 정당성을 확보하고자 조선 왕실의 상징적인 인물인 인빈 김씨에게 시호를 올려 지위를 높였다. 동시에 업적과 인품을 기록한 죽책과 시호를 새긴 은인을 제작해사당 내에 안치했다.
3장에서는 죽책과 그 구성품인 격유보·책갑의 현재 모습을 의궤 기록과 비교했다. 마지막 4장에서는 최고의 기량을 지닌 장인들이 전국에서 수급한 좋은 품질의 재료로 죽책을 제작하기 위해 노력한 과정과 그 공예사적 의미를 나타냈다.
김수정 서울공예박물관장은 "조선 후기 왕실 공예품을 둘러싼 사회상과 유물에 함축된 이야기를 보며 좀 더 풍부하게 공예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서울공예박물관의 소장품탐구 시리즈는 앞으로도 계속 발간될 예정이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