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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움 극복 위해 지혜 모아야”...종교계 잇단 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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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중 기자

승인 : 2024. 12. 05. 13:47

조계종, 종지협 등 연이어 성명 발표
사실상 대표 단체 중 한교총만 성명 남아
진입 시도하는 계엄군
국회로 진입 시도하는 계엄군.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무장한 계엄군이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연합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대한불교조계종이 4일 규탄 성명을 냈다. 이로 인해 종교계를 대표하는 단체 중 성명을 발표하지 않은 곳은 사실상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정도만 남았다.

조계종은 이날 총무원장 진우스님 명의로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국천주교보다는 늦은 시점이나 대변인 기획실장의 명의가 아닌 수위를 높여 총무원장 명의로 성명을 낸 것을 고려하면 전일 종단 집행부에서 심도 깊은 토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성명에서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대한민국은 역사, 문화, 경제, 안보와 국민 의식 수준에 있어서 세계 최고의 반열에 오른 세계 10대 강국으로 평가받고 있다. 우리 국민은 스스로 민주주의를 선택했고, 고난의 역사를 극복하며 이룩해 온 민주주의에 대한 드높은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진우스님은 이어 "수많은 대립 속에서도 법과 원칙을 기준으로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온 숭고한 국민의 성취가 있었다. 이것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본질이며 역사"라며 "이러한 자부심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암울했던 시기에나 있었던 일방적인 비상계엄령 선포가 21세기에 다시 일어났다. 이에 우리 국민 모두는 큰 충격과 아픔을 느끼고 있다. 국민 누구도 공감할 수 없는 역사의 후퇴"라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이번 계엄령 선포는 적법성 논란을 초래하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부처님의 연기법 가르침에 의하면 세상 모든 인연들은 서로 의지하며 생겨나고 시간과 공간 속에서도 인과에 의한 응보를 반드시 받게 돼있다"고 지적했다.

또 진우스님은 "이번 사태에 대한 철저한 법적 판단이 있어야 한다"며 "그 과정은 더욱 세밀하고 차분해야 하며 절차적으로 하자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국민은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아픈 역사적 상처까지 보듬어 온 저력이 있다"며 "조계종은 지금의 어려움을 조속히 극복해 나가기 위한 지혜를 모으겠다"고 덧붙였다.

조계종·한기총·천주교·원불교·천도교·민족종교협의회·성균관 등 7개 종교지도자들의 모임인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종지협)도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사태를 비판했다.

종지협은 "국정운영의 본질은 국민을 편안하고 행복하게 하는 것임을 잊지 않아야 한다"며 "국정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대통령과 정치지도자들의 판단과 결정이 헌법 질서를 어지럽히고 국민을 불안하게 한다면 그 역할 수행에 대한 점검과 책임이 반드시 함께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세계가 주목하는 민주주의의 모범국가입니다. 이는 우리 국민 모두의 자부심"이라며 "우리나라 종교계를 대표하는 종지협은 정부를 비롯한 헌법 기관들이 국민의 고통에 더욱 귀 기울이고, 법과 절차에 따른 민주적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종교계에서는 4일 이후 12.3 비상계엄을 규탄하는 교단·종단·연합기관 차원의 성명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한국 개신교의 대표 교단인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한국불교태고종(태고종), 대한성공회, 원불교 등에 이어 조계종이 성명을 내면서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의 성명만 남은 상황이 됐다.

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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