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재고 부족… 20㎏당 3000원 할인
한우·돼지고기·계란 등 일제히 올라
농식품부, 이달 추석 공급대책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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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인기 농림축산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8월 소비자물가동향' 관련 브리핑을 열고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지난달 농축산물 소비자물가 상승폭은 지난해 7월 6.2% 이후 13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홍 정책관은 "이번 지수가 높게 나타난 것은 미곡종합처리장(RPC) 등 산지 유통업체의 재고 부족에 따른 쌀 가격 상승과 축산물의 전년 기저효과 및 국제 가격 상승 등 영향"이라며 "원예농산물의 경우 집중호우와 폭염에 따른 일부 품목 공급불안에도 불구하고 안정세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품목별로 보면 쌀은 전년 동월 대비 11% 상승했다. 2024년산 재고물량 부족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지난해 농식품부는 쌀 수급안정을 위해 26만6000톤(t) 시장격리를 추진, 실제 약 26만2000t을 매입했다.
김동현 농식품부 식량정책과장은 "RPC 등 산지 유통업체는 (매년) 수확기에 (내년) 4~5월까지 쓸 물량을 매입한다"며 "지난해 예측하기로는 (26만6000t) 매입하면 적당하다고 판단했지만 등숙기에 벼가 잘 여물지 않고 도정수율도 떨어지고 하다 보니 실제 재고량이 3만t 정도 부족할 것으로 추정됐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쌀값 안정을 위해 지난달 11일 정부양곡 3만t을 '대여' 방출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존 공매와 다르게 정부양곡을 공급받은 업체가 내년에 동일 가치 물량을 햅쌀로 갚는 방식이다. 정부가 대여 형식으로 쌀을 방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당 물량은 현재 약 80% 방출된 상황이다. 나머지는 이달 말까지 전량 시장에 공급될 전망이다.
농식품부는 쌀값 상승에 따른 소비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대형 유통업계 할인행사를 이달 말까지 추진한다. 지난달 1일부터 이마트·롯데마트·하나로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에서 20㎏당 3000원 할인판매를 실시하고 있다.
축산물은 전년 동월 대비 7.1% 올랐다. 한우의 전년 기저효과, 돼지고기 국제 가격 상승 등 영향으로 분석됐다.
한우의 경우 지난해 공급과잉으로 8월 소매가격이 연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가격이 회복되면서 수치상으로는 물가 상승처럼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농식품부는 추석 성수기 한우 공급량을 확대하고, 소비자 부담 완화를 위해 자조금 및 주요 유통업체 등과 할인 행사도 추진할 계획이다.
돼지고기의 경우 이달 도축물량 증가로 가격이 점차 안정될 전망이다. 농식품부는 국내산 수요 분산을 위해 할당관세 적용을 받고 있는 가공식품 원료육 1만t 조기 도입을 독려, 다음달 말까지 80% 이상을 공급할 예정이다.
계란은 8% 올랐다. 소비 증가 및 산지가격 인상 등이 영향을 줬다. 농식품부는 양계농협을 통해 계란공급을 확대하고, 대형마트 및 생산·유통단체 등과 할인행사도 실시할 방침이다.
원예농산물은 0.9% 상승세를 기록하며 안정세를 유지했다. 배추의 경우 지난달 하순 고온 및 폭염으로 출하물량이 감소했지만 정부 가용물량 방출로 수급에 큰 영향은 감지되지 않았다. 농식품부는 올해 역대 최대 물량인 35만5000t을 시장에 탄력적으로 공급, 수급불안을 최소화하고 있다.
아울러 가공식품은 4.2%, 외식물가는 3.1% 각각 상승했다. 농식품부는 가공업체와 외식업체 부담완화를 위해 수입 원재료 할당관세 품목을 기존 13개에서 21개로 확대하고, 국산 농산물 원료구매자금 등을 지원하고 있다.
홍 정책관은 "농축산물 안정 공급을 위해 품목별 수급상황 및 리스크 요인을 상시 점검하겠다"며 "추석 명절에 대비해 성수품 공급대책 및 대규모 할인지원 방안도 이달 중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마련하겠다"고 했다.
이어 "최근 이상기후 등에 따른 농산물 공급 불안과 복잡한 유통구조가 가격 변동성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인식 하에 '유통구조 개선방안'을 연내 수립하겠다"며 "유통단계 축소뿐만 아니라 생산·수급과 연계해 농축산물 수급불안을 근본적으로 해소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