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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기업들 “트럼프 관세 충격, 예상보다 작다”…가격 전가·공급망 조정으로 버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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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11. 24. 08:19

WSJ "미 CEO들, 트럼프 관세 고통 지만 공포, 완화"
실질 관세율 12%...10%p 인상 불구, 공식 수치보다 낮아
기업들 대응 전략 효과
트럼프, 생활비 부담 여론에 밀려 잇단 관세 인하 단행
트럼프 상호관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2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57개 경제주체(56개국·지역+유럽연합<EU>)별 상호 관세율이 적힌 차트를 들어 보이고 있다./AP·연합
미국 경영진들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를 덜 비관적으로 보고 있으며 관세 면제·가격 인상·지출 삭감·공급망 재편 등으로 관세 비용을 완화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이날 지난 14일까지 미국 상장기업들이 진행한 5000건 이상의 실적 발표 어닝콜을 분석해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이 고통스럽지만, 예상보다 덜하다는 게 최고경영자(CEO)들의 본심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 WSJ, 미 CEO들이 느끼는 무역전쟁 실상 "관세 충격, 예상보다 덜하다"

CEO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롤러코스터 같은 글로벌 무역전쟁이 수개월째 이어지는 상황에서 관세에 대해 덜 비관적이 돼 투자자들과 논의할 때 위험 요소로 덜 언급하게 됐으며 이 문제가 예전처럼 어닝콜을 지배하지도 않는다는 설명이다.

그 배경 중 하나는 기업들이 실제로 부담하는 관세율이 공식 발표 수치(headline figure)보다 낮기 때문이다. 컨설팅업체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추산에 따르면 기업들은 10월 수입품 가격의 약 12%를 관세로 납부했다. 이는 지난 1월보다 약 10%포인트 높은 수치이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수치보다는 훨씬 낮은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민들의 생활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13일 오전 0시 1분부터 소고기·커피 등 수십가지 품목에 대한 관세를 인하한 데 이어 14일 과일·견과류·향신료 등 100여가지 일반 식품 품목을 관세 면제 대상으로 지정했으며 20일엔 브라질산 농산물·식품에 대한 40% 관세를 철회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결정은 4일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생활비 부담 완화' 공약을 내건 민주당 후보 대부분이 공화당 후보들에 승리한 이후 행정부와 공화당 내에서 생활비 부담에 대한 유권자 불안에 대응하는 방법을 놓고 공방이 이어진 후 내려졌다.

TRUMP MAMDANI
조란 맘다니 미국 뉴욕 시장 당선인(왼쪽)이 21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오벌 오피스)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경청하고 있다./UPI·연합
◇ 트럼프의 잇단 관세 인하·철폐 발표, "생활비 압박이 정책 흔들어"
기업들, 가격 인상·지출 삭감·공급망 재편 대응

민주당과 일부 경제학자들은 이 조치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 기업이 관세를 부담한다고 주장해 왔지만, 실제는 물가 상승을 초래하고 있음을 암묵적으로 인정한 것이라고 지적한다고 WSJ은 전했다.

관세에 비판적인 싱크탱크 조세재단의 에리카 요크 연방세금정책 담당 부대표는 "관세 인하가 미국 소비자 가격을 낮출 것이라는 점을 인정함으로써 트럼프 행정부는 경제학자들이 줄곧 지적해 온, '관세가 가격을 상승시킨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조치에 고무된 다른 무역 의존형 대기업들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더 전면적인 관세 인하를 촉구하고 있다.

제이크 콜빈 전미대외무역위원회(NFTC) 대표는 "이는 분명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조치이지만, 관세로 인해 미국 노동자 가정과 기업이 겪는 고통이 커피·바나나를 훨씬 넘어선다는 점을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기업들은 또한 면세 획득·가격 인상·지출 삭감·공급망 재편 등을 통해 관세 비용을 완화하는 데 더 능숙해졌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버나드 야로스 미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이 지금까지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관세 비용의 약 3분의 2를 소비자에게 전가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기업들은 올해 초부터 건실한 이익률을 유지해 왔으며 일부 비용을 흡수할 수 있었다고 WSJ은 분석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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