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기관 통계 공신력 두고 이례적 지적
국내 OTT 시장 성장세에 주도권 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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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앱 분석 업체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달 주요 OTT 사업자들의 MAU(월간활성이용자)는 넷플릭스 1457만1809명, 쿠팡플레이 772만5253명, 티빙 589만3713명 등이다. 넷플릭스는 전체 OTT 시장에서 40% 이상의 점유율을 유지하며 1위를 이어갔고, 쿠팡플레이와 티빙은 각각 22%, 17% 점유율로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넷플릭스가 국내 OTT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토종 사업자로 분류되는 쿠팡플레이와 티빙 모두 MAU를 크게 늘리면서 격차를 좁혀가고 있다.
출범 이후 줄곧 가입자 유치에만 집중했던 양측은 최근 OTT 점유율을 두고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통상 OTT 사업자들은 기밀 유출을 우려해 점유율의 기반이 되는 MAU 집계 결과를 별도로 공개하지 않는다. 때문에 시장에선 외부 조사기관의 수치를 활용하는데, 기관별 산정방식이 달라 집계 결과가 큰 차이를 나타내는 실정이다.
실제로 다른 조사기관인 모바일인덱스는 지난달 OTT 사업자별 MAU로 넷플릭스 1475만 4108명, 티빙 756만6389명, 쿠팡플레이 589만3713명을 제시했다. 넷플릭스의 경우 앞선 와이즈앱·리테일 조사와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는 반면, 쿠팡플레이와 티빙은 200만명에 가까운 MAU 격차를 나타냈다. 전날 쿠팡플레이는 이 같은 수치를 공개하며 산정방식의 공신력에 의문을 제기했다. OTT 사업자가 직접적으로 점유율 문제를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쿠팡플레이는 "서버에 인식된 수치를 기준으로 한 실제 이용자 수와 동일한 추이를 보이는 것은 와이즈앱 조사 결과"라며 "모바일인덱스에서 발표하는 수치는 집계 수에서도 월간 등락 추이에서도 실제와 큰 차이를 보인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선 국내 OTT 시장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양측의 주도권 경쟁이 한층 치열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통합 디지털 마케팅 기업 CJ메조미디어는 'OTT 업종 분석 리포트'를 통해 2023년 5조6000억원 규모의 OTT 시장이 2027년 7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MAU 기준으로도 2022년 상반기 1700만명 규모였던 OTT 시장은 올해 상반기 2000만명을 넘어선 상태다.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 이슈 역시 이 같은 갈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현재 양측은 연내 합병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성사 시 1000만명에 이르는 MAU를 갖추게 된다. 현재 티빙과 토종 OTT 1·2위를 다투는 쿠팡플레이로선 점유율 격차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이에 따라 OTT 사업자들의 자체 MAU 집계 결과 공개 여부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쿠팡플레이와 티빙은 아직까지 관련 논의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신뢰성 확보 차원에서 공개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자체 통계를 공개하지 않는 상황에서 소모적 갈등만 이어가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관련 논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