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외곽 신도시와 차별화된 입지…공공 주도 속도전, 긍정“
”단, 민간 정비사업 규제 완화·지속 공급 로드맵 부재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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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과 용산·성수·강남 인접 지역 등 수요가 가장 집중되는 곳을 정조준한 만큼, 입지 경쟁력만 놓고 보면 시장의 불안을 일정 부분 완화할 수 있는 카드라는 평가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외곽 신도시가 아닌 도심 핵심지를 직접 겨냥했다는 점에서 공급 시그널 자체는 상당히 강력하다"며 "입지 측면에서는 분명한 질적 개선이 이뤄진 대책"이라고 평가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역시 "맞벌이 부부 비중이 60%를 넘는 30대 중심의 수요 구조를 고려하면, 직주근접형 도심 주택 공급은 단기 처방이 아니라 구조적 수요에 부합하는 방향"이라며 "이미 도로·지하철 등 기반 시설이 구축된 지역을 활용해 추가 인프라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대책을 시장을 실질적으로 흔들 수 있는 '결정적 카드'로 보기는 어렵다는 시장의 의견이 다소 우세하다는 분석이다. 공공 주도의 '속도전'이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민간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가 빠진 데다 사업 현실화 과정 불확실성, 유휴부지 공급의 구조적 한계가 동시에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이번 방안은 전형적인 '거점 집중형 공급' 구조"라며 "1만3500가구 규모의 용산과 9800가구에 달하는 과천 경마장 부지에 전체 물량의 약 40%가 집중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제는 이들 핵심 사업지 상당수가 아직 서울시나 지자체와의 협의가 끝나지 않았거나, 과거에도 무산된 전례가 있다는 점"이라며 "서울시가 용산 국제업무지구의 주택 공급 상한을 8000가구 수준으로 보고 있는 만큼, 향후 협의 과정에서 물량 축소나 사업 지연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서울의 구조적 공급 부족을 감안하면 체감 효과는 더욱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양 위원은 "서울의 연간 주택 수요는 신규 가구 증가와 멸실 대체 수요를 합쳐 약 8만가구 수준인데, 이번 대책으로 서울에 공급되는 물량은 연간 환산 시 8000가구 안팎에 불과하다"며 "구조적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평가했다.
도심 유휴부지 자체가 제한적이라는 '토지의 유한성' 문제도 이번 대책의 한계로 꼽힌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공이 활용할 수 있는 유휴부지는 도심일수록 매우 제한적"이라며 "이는 장기적·지속적 공급 수단이 되기 어렵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도심 정비사업과 연결되는 중장기 큰 그림이 없다면 단발성 공급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유휴부지를 일반분양으로 소진할 경우 공공의 토지 자산이 줄어든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 연구위원은 "토지임대부 방식 등 공공이 토지 소유권을 유지하면서 분양가를 낮출 수 있는 대안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민간 정비사업과의 연계 부족에 대한 지적도 잇따른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서울 주택 공급은 구조적으로 재개발·재건축 의존도가 높은데, 이번 대책에는 민간 정비사업이 사실상 빠져 있다"며 "공공 공급만으로는 물량 확대에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이번 대책은 실질적인 수급 불균형 해소라기보다는 시장의 불안 심리를 누그러뜨리기 위한 심리 안정용 성격이 강하다"며 "입주까지 최소 수년이 걸리는 물량으로는 이미 누적된 매수 대기 수요를 해소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특히 10·15 대책에서 언급됐던 금융 규제 완화 등 수요 측 정책과의 연계가 빠진 점도 아쉬운 대목으로 꼽았다. 그는 "장기 공급 신호가 오히려 기존 주택의 희소성을 부각시켜 매물 잠김 현상을 강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결국 이번 대책을 '완성형'이 아닌 '출발점'이란 판단을 기반으로, 정부가 세밀한 향후 실행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이 모인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용산 부지 등 핵심지에서 협의 타결과 함께 계획대로 추진되고 일정 수준 이상 물량이 실제 시장에 나온다면 중장기 공급 기반 구축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며 "올해 2만9000여가구 규모의 2·3기 신도시 중심 주택 착공, 분양 물량과도 더해진다면 이번 공급 시그널이 수도권 전반에 단비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 랩장은 "이번 방안은 단기적인 가격 조정보다는 중기적 공급 방향을 제시한 신호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며 "실제 시장 안정 효과는 실행 단계에서 얼마나 구체적인 로드맵이 제시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