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바이 캐네디언’을 겨냥한 산업 패키지…
잠수함은 명분, 승부는 ‘국가 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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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가 묻는 질문은 분명하다. "누가 캐나다의 미래 산업과 공급망을 함께 짜줄 수 있는가."
이 질문 앞에서 한국과 독일은 이제 '방산 기업'이 아니라 '국가'로 맞붙고 있다. 캐나다 정부가 이번 CPSP사업을 통해 노리는 것은 단순한 해군 전력 증강이 아니다.
'바이 캐네디언(Buy Canadian)'이라는 명분 아래, 자국 산업을 살리고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는 국가 전략 사업이다. 잠수함은 그 촉매일 뿐이다.
한국은 이 프레임을 정확히 읽었다. 대응 전략의 핵심은 '국가 패키지'다. 잠수함 단품 경쟁이 아니라, 한국 산업 전반을 캐나다와 엮는 구조를 제시하는 것이다.
첫 번째 축은 현대자동차그룹의 수소 생태계다. 캐나다는 수소 생산·저장·운송에 최적의 지리적 조건을 갖춘 국가다. 한국은 수소차·연료전지·수소 모빌리티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의 수소 기술은 캐나다가 꿈꾸는 '탈탄소 산업 전략'과 정면으로 맞닿아 있다.
두 번째 축은 포스코그룹의 철강·소재 역량이다. 잠수함은 물론, 향후 캐나다 조선·방산·에너지 인프라까지 고려할 때 고급 철강과 소재 공급망은 핵심 변수다. 포스코는 단순 납품이 아니라, 현지 가공·공급망 구축이라는 카드로 캐나다 산업 정책과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세 번째는 한화그룹과 대한항공이다. 한화는 방산·조선·우주·에너지까지 아우르는 드문 종합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 대한항공은 항공우주·MRO·무인체계 분야에서 캐나다의 항공우주 산업과 연계 가능성이 크다. 이는 단기 수주를 넘어, 수십 년 단위의 운용·유지·확장 생태계를 전제로 한 제안이다.
한국 패키지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잠수함을 팔러 온 것이 아니라, 캐나다 산업의 파트너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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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측 패키지의 첫 번째 카드로 거론되는 것은 자동차 산업이다. 폭스바겐(VW) 또는 독일 자동차·배터리 생태계와의 연계 가능성이 물밑에서 언급된다. 캐나다 내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 효과를 겨냥한 전형적인 정치·산업 카드다.
두 번째는 우주와 AI 공동개발이다. 독일의 우주 스타트업과 캐나다 AI 기업을 연결하는 구상은, CPSP를 '미래 기술 동맹'으로 포장하는 데 효과적이다. 특히 AI 기반 잠수함 운용, 데이터 분석, 훈련·시뮬레이션 협력은 캐나다 정부가 강조하는 첨단 기술 자립과 맞물린다.
세 번째는 희토류·광업 공동개발이다. 이는 독일 패키지의 핵심이자 캐나다가 가장 주목하는 요소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희토류 공급망에서 벗어나려는 캐나다의 전략과, 유럽의 자원 안보 이해관계가 정확히 교차한다.
독일의 메시지는 이렇다.
"캐나다를 유럽(NATO) 첨단 산업·자원 공급망의 일부로 만들겠다."
잠수함 성능이 같아질수록, 패키지가 승부를 가른다
1월중 캐나다 학계의 초청을 받고 현지 학계와 군관계자 그리고 방산 전문가들과 심층적인 대화를 하고 귀국한 문근식 교수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전 잠수함개발단장)는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CPSP의 본질을 이렇게 요약한다. "성능 격차가 줄어들수록, 정치·산업 패키지가 결정타가 된다."
문교수는 캐나다 관료들의 머릿속에는 이미 다움과 같이 계산표가 돌아가고 있다고 강조 한다. △어느 제안이 더 많은 캐나다 일자리를 만드는가, △어느 쪽이 장기 운영·유지 비용을 낮출 수 있는가, △어느 파트너가 공급망 위기 시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가
문교수는 이 기준에서 한국과 독일은 전혀 다른 서사를 제시하고 있으며 . 독일이 '유럽 동맹과 자원 전략'을 전면에 내세운다면, 한국은 '산업 실체와 실행력'을 무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국의 과제: "캐나다에 신뢰를 주는 가능한 약속만 하라"
한국 패키지의 강점은 현실성이다. 이미 검증된 기업, 실제 투자 능력, 빠른 실행 속도는 한국이 가진 가장 큰 무기다. 반면 과제도 분명하다. 패키지가 과도한 기대나 선언에 머물러선 안 된다는 점이다.
캐나다는 선언보다 계약을, 비전보다 확정된 투자를 본다. 한국이 끝까지 유지해야 할 원칙은 단순하다.
"할 수 있는 것만 약속하고, 약속한 것은 반드시 실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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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프라는 '수요 선행' 원칙을 따른다. 장거리 화물 운송, 항만·광산 장비, 철도·버스 등 대형·연속 운용 분야를 우선 시장으로 설정하고, 이를 중심으로 수소 충전·저장 거점을 배치한다. 밴쿠버·프린스루퍼트·몬트리올 등 주요 항만은 수소 허브로 지정돼 물류 탈탄소화와 수출 전진기지 역할을 동시에 맡는다.
연방정부의 재정·제도 지원도 촘촘하다. 투자세액공제, 청정연료 기준, 장기 오프테이크 계약 유도 등으로 민간 투자를 견인한다. 특히 북미 공급망 전략과 연동해 수소 설비·연료전지·저장 기술의 현지 생산을 강조한다. 이는 에너지 안보와 산업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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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의 수소 전략은 '청정에너지 국가' 캐나다의 조건과 정확히 맞물린다. 수력·풍력·원자력 등 무탄소 전력이 풍부한 캐나다는 그린수소 생산과 대규모 수소 활용을 동시에 실증할 수 있는 최적지다. 현대차그룹은 수소를 단순한 차량 연료가 아닌, 생산·저장·운송·활용을 아우르는 산업 플랫폼으로 설계하며 이 환경을 적극 겨냥하고 있다.
수소 전용 브랜드 HTWO를 중심으로 한 전략은 수전해 기반 그린수소, 폐자원 활용(W2H), 항만·산업단지를 잇는 수소 허브 구상으로 구체화된다. 특히 장거리 물류, 항만 장비, 철도 등 전기차로 대체하기 어려운 영역에서 수소 상용 모빌리티의 강점이 부각된다. 이는 넓은 국토와 물류 비중이 큰 캐나다의 산업 구조와도 부합한다.
현대차그룹의 구상은 수소차 보급을 넘어, 캐나다를 수소 생산과 활용이 결합된 '청정 인프라 국가'로 진화시키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기술이 아닌 시스템으로 수소의 실용성을 증명하겠다는 전략이다.
캐나다 수소 전략의 출발점은 '자원'이다. 수력·풍력·원자력 비중이 높은 전력 구조를 기반으로 그린수소와 저탄소 수소를 동시에 확장한다. 퀘벡·브리티시컬럼비아는 재생에너지 연계 수전해, 앨버타는 천연가스 개질과 탄소포집(CCUS)을 결합한 블루수소에 집중한다. 지역별 비교우위를 살려 수소 포트폴리오를 분산 설계한 점이 특징이다.
CPSP는 단순한 잠수함 사업이 아니다. 이는 한국이 '방산 수출국'에서 '산업 동맹국'으로 올라설 수 있는 시험대다. 이번 승부에서 캐나다가 선택하는 것은 잠수함이 아니라, 함께 갈 국가다.
특히 캐나다 자원 공동 개발과 산업·교통 인프라 구축등은 현대자동차 그룹(HMG)과 포스코 그룹등이 이번 CPSP 수주 차원을 넘어 한·캐나다 양국의 장기적 산업 협력을 획기적으로 증가시키는 윈윈 전략으로 승화시킬수 있는 절호의 기회요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