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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 첫 순수전기차 ‘루체’ 공개… 4모터·1050마력으로 새 장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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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현수 기자

승인 : 2026. 05. 26. 09:07

브랜드 최초 4도어 5인승 전기 스포츠카
0→100㎞/h 2.5초·주행거리 530㎞ 이상
배터리·모터 마라넬로 자체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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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체는 페라리 최초의 전기차이자 5인승 4도어 모델이다./페라리
페라리가 브랜드 최초의 전기차 '루체'를 공개하며 전동화 시대를 향한 새로운 장을 열었다. 내연기관을 대체하는 전기차가 아닌, 전동화 아키텍처를 통해 페라리의 성능과 디자인, 주행 경험을 확장한 모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페라리는 26일 이탈리아 로마의 벨라 디 칼라트라바에서 차세대 전기 스포츠카 루체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로마는 1947년 페라리 125 S가 브랜드 역사상 첫 승리를 거둔 장소다. 페라리는 브랜드의 새로운 출발점을 상징하는 무대로 이곳을 선택했다.

루체는 페라리가 2022년 캐피털 마켓 데이에서 밝힌 멀티 에너지 전략의 결과물이다. 페라리는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순수전기차를 병행하는 기술 중립 전략을 유지하면서 전동화를 브랜드의 새로운 성능 영역으로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차명인 루체는 이탈리아어로 '빛'을 의미한다. 페라리는 이를 통해 전동화 기술이 단순한 동력원 변화가 아니라 브랜드의 미래 방향성을 비추는 새로운 가능성이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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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체 실내는 클래식과 디지털을 조화롭게 버무렸다./페라리
루체는 페라리 로드카 역사상 처음으로 4도어 5인승 구조를 채택했다. 기존 프런트 미드 엔진과 리어 기어박스 기반 트랜스액슬 구조로는 구현하기 어려웠던 실내 공간을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통해 확보했다. 배터리를 바닥과 뒷좌석 하단에 배치하고 센터터널을 없애 넓은 실내를 완성했다.

디자인은 조너선 아이브와 마크 뉴슨이 이끄는 크리에이티브 그룹 러브프롬이 참여했다. 플라비오 만조니가 이끄는 페라리 디자인 스튜디오와 협업해 외관과 실내,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하나의 언어로 이어지는 디자인을 구현했다.

외관은 매끄러운 글라스 하우스와 유려한 차체 실루엣, 전후면 공기역학 윙을 통해 간결하면서도 강한 존재감을 완성했다. 전후면 라이트 패널은 차체 표면과 일체화됐고, 조명이 꺼지면 차체 안으로 사라지는 듯한 시각 효과를 낸다. 휠은 앞 23인치, 뒤 24인치로 페라리 양산 로드카 중 최대 크기다.

실내는 아날로그 조작 감각과 디지털 경험을 결합했다. 기계식 버튼과 다이얼, 토글 스위치를 중심으로 조작의 즐거움을 살리면서 삼성디스플레이와 협업해 개발한 다기능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배치했다. 재활용 아노다이징 알루미늄, 코닝 고릴라 글래스, 프리미엄 가죽 등 소재도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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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의 상징이 마네티노 스위치가 전기차 루체에도 그대로 남아있다./페라리
성능은 페라리 전기차의 방향성을 보여준다. 루체는 네 개의 전기 모터를 각 바퀴에 배치한 전기 사륜구동 시스템을 탑재했다. 합산 최고출력은 1050마력이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2.5초, 시속 200㎞까지 6.8초 만에 도달한다. 최고시속은 310㎞ 이상이다.

122㎾h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으로 530㎞ 이상을 달린다. 800V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최대 350㎾ 급속충전을 지원한다. 배터리 팩은 마라넬로에서 직접 설계·검증·제작됐으며, 차량의 구조적 강성을 높이는 핵심 부품으로도 기능한다.

차량 동역학 제어도 대폭 강화됐다. 네 바퀴 각각에 구동·회생제동·조향각·수직운동을 제어하는 액추에이터를 적용해 노면과 주행 상황에 따라 토크 배분을 실시간 조정한다. 전자 제어식 액티브 서스펜션과 독립형 후륜 조향 시스템도 맞물려 민첩성과 승차감을 동시에 확보했다.

페라리는 전기차에서도 브랜드 고유의 사운드 경험을 구현했다. 액슬 중앙에 배치된 가속도계가 구동계에서 발생하는 진동과 질감을 포착하고, 이를 필터링·증폭해 주행 상황에 맞는 사운드로 전달한다. 인위적인 배기음 재현이 아니라 차량 메커니즘에서 비롯된 소리를 활용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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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 루체는 다른 페라리 모델과 달리 공기저항계수를 낮추는데 집중했다./페라리
공기역학 성능도 핵심이다. 루체는 페라리 로드카 중 가장 낮은 공기저항계수를 목표로 개발됐으며, 브랜드 최초의 능동형 공기역학 그릴을 적용했다. 냉각 성능과 공기저항 사이의 균형을 실시간으로 조율하고, 고속 주행 시 차체 전면을 10㎜ 낮추는 능동형 차고 조절 기능도 갖췄다.

페라리는 루체 개발 과정에서 60개 이상의 신규 특허를 출원했다. 전기 모터부터 배터리 팩까지 핵심 부품을 자체 설계·개발·생산해 품질과 제어력, 브랜드 고유의 성능 특성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페라리 루체는 기존 페라리 파워트레인 라인업과 나란히 자리하는 순수전기 모델이다. 페라리는 이를 통해 전동화가 브랜드 정체성을 약화시키는 변화가 아니라, 성능과 디자인, 공간 활용성까지 확장하는 새로운 기회임을 보여주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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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 루체는 로드카 최초로 시트를 5인승으로 구성했다./페라리
남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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