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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종전 MOU, 호르무즈 통항 재개로 가닥…핵·자금은 60일 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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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6. 15.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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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최소 3개 초안 유통…금융 완화 규모 놓고 버전별 차이
미국, 해상 봉쇄 해제 검토…이란은 원유 제재·동결자금 요구
이스라엘 "나쁜 합의" 반발…레바논 전선, 막판 변수
USA-TRUMP/SDNY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월 15일(현지시간) 워싱턴 D.C.로 돌아오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로이터·연합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에 근접한 가운데, 이란 측이 3개 이상의 서로 다른 초안을 유통시키며 이란에 대한 금융 제재 완화 및 해제 규모 등 핵심 조항에서 상당한 이견을 드러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모든 초안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이란 제재 완화·핵 프로그램 후속 협상 개시라는 공통 골격을 포함하지만, 이란이 즉시 또는 향후 받게 될 재정적 보상 규모에서 결정적으로 갈린다.

◇ 블룸버그, MOU 초안 공개…호르무즈 30일 내 전쟁 전 수준 복구

블룸버그가 입수한 페르시아어 초안에 따르면 MOU는 레바논을 포함한 전 전선에서 즉각적이고, 영구적인 전쟁 종식을 선언하며 양측은 향후 무력 사용 및 위협을 자제한다. 초안은 미국이 MOU 서명 즉시 해상 봉쇄 해제를 시작해 30일 이내 선박 운항을 완전 정상화하고, 최종 합의 체결 후 30일 이내 페르시아만 지역에서 병력을 철수한다고 명시했다.

이란은 페르시아만과 오만해 사이 상선 통행을 즉시 재개하고, 기뢰 등 기술적 장애물 제거를 감안해 30일 이내 전쟁 전 수준으로 복구한다.

핵 문제에서 이란은 핵무기를 생산하지도, 획득하지도, 보유하지도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며 우라늄 농축 활동과 농축우라늄 비축분 처리 방안을 60일 협상 기간에 논의한다. 최종 합의까지 이란은 현재 핵 프로그램 상태를 유지하고, 미국은 신규 제재를 부과하지 않으며 역내 군사력을 증강하지 않는다.

초안은 또한 미국이 MOU 서명 즉시 재무부 면제를 발급해 이란의 원유·석유화학 제품 수출과 은행 거래·보험·운송 등 관련 서비스에 대한 제재를 유예하며 이 조치는 제재 종료 시까지 유지된다고 명시했다.

초안은 미국과 역내 파트너국들이 최종 합의 시 최소 3000억달러(455조8500억원) 규모의 이란 재건·경제개발 프로그램을 조성한다고 약속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최종 합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구속력 있는 결의로 확인된다고 초안은 명시했다.

LEBANON-ISRAEL-IRAN-US-WAR
레바논군 병사들이 14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공습한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외곽 건물 앞에서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AFP·연합
◇ 미·이란, 동결자금·우라늄 처리 놓고 충돌

매체들이 보도한 MOU 초안 간 가장 큰 차이는 이란에 대한 즉각적 재정 지원 규모다. 로이터통신은 이란 고위 관리를 인용해 초안에 미국이 250억달러(37조9900억원)의 동결자금을 현금 직접 이전·역내국 협력·금융 신용공여 등을 통해 해제하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반면 블룸버그가 입수한 버전에는 해당 조항이 없었다. 이란 반관영 메흐르통신은 동결자금의 절반이 해제되고, 원유 제재가 유예되며 해상 봉쇄가 해제된 뒤에야 최종 협상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측 입장은 이란의 요구와 거리를 뒀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전쟁부) 장관은 CBS방송에서 "이 합의는 성과 이행에 기반한 것이다. 이란이 약속을 이행하기 전까지는 어떤 자금도 풀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미국 내 대(對)이란 강경파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과도한 양보를 우려하고 있어 재정 지원 규모가 핵심 쟁점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헤그세스 장관은 "그 물질(고농축 우라늄)을 제거하기 위해 이란과 협력할 것이고, 이란이 희석할 수도 있지만 이란이 보유하게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이란은 무기급(90%)에 근접한 60% 순도로 농축된 우라늄 440.9kg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물질은 미국 공습으로 심각하게 손상된 3개 핵시설 지하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문제도 미해결 변수로 남았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란의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이란이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제공된 서비스에 대한 비용(for services rendered)'을 부과하기를 원한다고 했으나, 블룸버그는 여러 초안 어디에도 이 문제가 언급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IRANIAN US-ISRAELI WAR
이란인들이 14일(현지시간) 테헤란 엥겔라브 광장에서 이슬람혁명의 창시자이자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가운데), 지난 2월 28일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사망한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그의 아들이자 현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사진이 담긴 현수막을 들고 있다./UPI·연합
◇ 이스라엘 정치권, 핵·미사일·대리세력 누락에 반발..."재앙적 합의"

이스라엘은 이번 초안에 대해 반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유력 일간지 예디오트 아하로노트는 1면 헤드라인에서 이번 합의를 '나쁜 합의'로 규정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국가안보보좌관 대행을 지낸 야코프 나겔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슨 일이 있든 완전한 승리를 선언할 것"이라며 이란의 탄도미사일과 역내 대리세력 지원이 협상 의제에조차 포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아비그도르 리베르만 전 국방부 장관은 이번 합의를 이스라엘 관점에서 재앙이라고 비판했고, 중도 야당 대표 야이르 라피드는 "이스라엘 외교·안보 정책의 가장 충격적 실패 중 하나"라고 규정했다.


NYT에 따르면 이스라엘 측이 우려하는 핵심은 농축우라늄 비축분 처리에 대한 명확한 답이 없다는 점, 이란 정부에 자금이 유입돼 체제가 안정될 수 있다는 점, 헤즈볼라 등 대리세력에 대한 자금 지원 차단 장치가 없다는 점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가을 총선을 앞두고 연립여당 내부와 야당 양쪽으로부터 미국의 요구에 굴복하지 말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IRAN-CRISIS/OMAN-HORMUZ
선박들이 14일(현지시간) 오만 무산담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에 떠 있다./로이터·연합
◇ 전쟁 3개월 반...유가 40% 급등·비상비축유 고갈 우려 키워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전쟁은 수천 명의 사망자를 냈고 중동 전역을 혼란에 빠뜨렸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을 타격해 사실상 해협을 봉쇄했으며 유가는 연초 대비 40% 이상 상승해 배럴당 약 85달러(12만9000원)를 기록 중이라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미국 등 주요국은 유가 억제를 위해 비상 석유 비축분을 기록적 속도로 방출해 왔으나 석유업계 경영진들은 비축분이 위험 수준에 근접했다고 경고했다.

공화당 내 비판론자들은 이번 합의가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 때인 2018년 5월 탈퇴한 2015년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보다 나을 것이 없다고 비판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주) 등 대이란 강경파들은 동결자금 해제에 반대하며 공습 재개를 촉구해 왔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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