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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진 노조의 눈높이… 삼성·SK·LG 뒤흔드는 ‘성과급 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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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연 기자

승인 : 2026. 06. 25.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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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 임협 정부 중재로 끝났지만 불씨
SK하닉 증권신고서 '노사 리스크' 명시
매년 갈등 반복 노동 효율성 저하 비상
성과급 적정 수위 사회적 의제 떠올라
SK하이닉스가 이번에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 관련 일정과 규모를 밝히면서 낸 증권신고서에는 이전엔 없던 위험 요소, '노사관계 관련 위험'이 기재돼 있었다. SK하이닉스는 "향후 대내외 경영환경의 변화 또는 임금협상 및 단체교섭 과정에서의 이견 등으로 인해 당사의 원만한 노사관계가 지속되지 못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알렸다. 이어 "노사 간 갈등 심화로 노동쟁의, 태업, 파업 등이 발생할 경우 반도체 생산 라인의 정상 가동이 중단될 수 있으며, 단기간의 조업 중단이라도 반도체 제조공정의 특성상 대규모 생산 차질 및 수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증권신고서의 특성상 모든 가능성을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면은 있으나, 노사관계, 그중에서도 성과급 및 복지혜택과 관련한 갈등은 무시하기 어려운 시대라는 점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다.

지난달 우리 사회를 뒤흔들었던 삼성전자 노사 임금협상이 정부의 중재로 마무리됐지만, 오히려 성과급과 관련한 불씨는 재계 곳곳에 뇌관으로 남게 됐다. 삼성·SK·LG 등 주요 그룹 모두 잠정적인 불안을 껴안고 있는 셈이다. 산업이 급변하면서 노사가 협의해야 할 사안도 늘어나는 게 자연스럽다 하더라도 매해 관련 갈등이 반복될 때마다 노동 효율성이 떨어지고, 산업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AI 주도권을 잡아야 하는 시점에 큰 부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노사관계 악화로 인해 당사 사업장의 조업이 중단되는 경우, 당사의 사업, 재무 상태 및 경영 성과에 중대한 부정적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삼성전자의 임금협상은 정부가 중재에 나서 겨우 마무리됐지만, 영업이익의 일정 부분을 성과급으로 연동하는 다소 파격적인 방안을 SK하이닉스에 이어 확정하면서 재계 전반으로 성과급 이슈가 퍼지게 됐다.

관계사 삼성전기도 마찬가지다. 삼성전기는 오는 30일까지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는 여부에 대해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투표를 진행한다. 삼성전기 역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처럼 AI 반도체의 수혜를 받는 곳으로 올해 1조5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이에 노조에서도 삼성전자와 비슷한 분위기가 일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도 여파가 끝난 것은 아니다. 이번 협상을 이끈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의 최승호 위원장에 대한 재신임 투표가 30일까지 진행된다. 생활가전과 모바일 중심의 DX 부문이 이번 협상에서 크게 소외됐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면서 위원장 재신임 투표까지 진행되게 된 것이다. 협상을 계기로 초기업노조는 삼성전자 과반 노조의 지위도 상실했다. 이는 내년 협상에서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SK그룹에서는 이달 임금협상에 돌입하는 SK하이닉스가 주목받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가 주택 대출에서 무주택 임직원 대상 최대 5억원 한도의 제도를 설정하면서 이에 준하는 요구를 할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에서는 LG유플러스가 영업이익의 30%를 재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노조의 요구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전기 등 AI 산업군과 직결된 기업들은 인재 유출이 곧 기업 경쟁력 저하로 이어지기 때문에 처우 불만으로 인한 인력 이탈을 경계할 수밖에 없다. 노조의 요구를 뭉개기 어려운 이유다.

한편으로는 주주들 사이에서 기업의 영업이익을 회사의 주인인 주주 동의 없이 나누는 것에 대한 비판도 제기하고 있어, 성과급 적정 수위에 대한 문제가 사회적 의제로 떠올랐다. 이에 정부는 기업들이 성과급 규모를 결정할 때 이사회 및 주주총회 결의를 거치도록 하는 제도 개선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임금협상, 성과급 관련한 진통이 재계에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앞서 삼성전자의 사례가 다른 계열사 및 기업들의 기준 혹은 표준이 될 수 있어 좋게 생각하자면 협상 과정에 용이할 수 있고, 나쁘게 생각하면 눈높이가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면서 "갈등이 지속될 때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같은 기구가 간접적으로 관여할 수는 있겠지만 민간 기업에 정부가 개입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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