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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
지난 4월 정부는 중동전쟁에 따른 고물가 문제 등에 대응하려 26조2000억원 규모의 '전쟁 추경'을 편성했다. 정부가 또다시 추경을 추진하면 1차 추경 이후 3개월이 채 안 돼 2차 추경을 하게 된다. 정부는 지난해 7월에도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등을 위해 31조8000억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한 바 있다. 정부는 지난해 추경으로 GPU 1만3000장을 구입해 지난 2월부터 산업체·대학·연구기관에 배분하고 있다. 올해 본예산으로는 2조805억원을 들여 1조5000장의 추가 구매를 진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2차 추경을 편성해 GPU를 더 구입하겠다는 것이다. 일단, GPU 추가 구입의 필요성은 인정해야 한다. 인공지능(AI) 모델 학습과 추론에 GPU가 필수라는 건 논쟁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정부가 추경 추진 전에 국민에게 공개해야 할 정보가 있다. 현재 확보된 GPU 수량과 실제 가동률은 얼마인가, 지난해 추경으로 구입한 1만3000장은 누가 얼마나 쓰고 있나, 올해 발주한 1만5000장의 발주 및 납기 일정은 어떻게 되나 등이다. 본예산으로 아직도 구매가 진행 중인데, 추경까지 편성해 GPU 대량 구입에 나설 경우 중복 구매, 비효율적 배분 등 여러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이미 쏟아부은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에 대한 검증이 선행돼야 한다.
더 우려되는 것은 '묶음 추경'이 될 가능성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23일 국무회의에서는 유류세 인하와 서민 소득 지원을 위한 2차 추경을 언급했다. AI 인프라 투자와 유류세 인하·서민 소득 지원을 함께 묶어 추경을 편성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미래 성장 투자와 민생 지원 예산을 함께 묶으면 국회 심의가 흐려질 가능성이 높다.
가장 주의해야 할 추경 항목이 유류세 인하와 서민 소득 지원이다. 이 예산들은 국민 개개인에게 결국 현금을 나눠주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팽창한 시중 유동성을 바로 부풀릴 것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이미 한국은행의 물가관리목표를 크게 초과한 3.1%로 치솟았다. 원·달러 환율은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인 1550원대를 테스트하는 중이다. 현금성 지원은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우고 원화 약세에 가속도를 붙일 수 있다. 지금은 거시경제 정책 기조를 긴축으로 전환해 안정과 균형을 추구해야 할 때다. 초과 세수가 나더라도 2차 추경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