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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공 뒤 구조 바뀌어도 소방 재심의 없다…대형 물류센터 ‘안전 공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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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형 김남형 기자

승인 : 2026. 07. 2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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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수·면적 그대로면 심의 대상 아냐
추가 소방시설 보강도 강제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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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인천 서해구 석남동 쿠팡32물류센터 화재현장에서 도로가 통제된 가운데 소방이 잔불 진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하은 기자
대형 물류센터가 준공 이후 자동화 설비와 복층 선반을 설치해 내부 구조와 적재 방식이 크게 달라져도 소방안전 성능을 다시 검증하지 않는 제도적 공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정 규모 이상의 대형 물류센터는 건축허가 단계에서 성능위주설계 심의를 받는다. 성능위주설계는 특정소방대상물의 용도·구조·수용인원·가연물 등을 고려해 화재 및 피난 안전성능을 공학적으로 확보하도록 하는 소방 설계 방식이다. 하지만 문제는 준공 이후 발생할 수 있다.

22일 소방청에 따르면 준공 이후 자동화 창고(로봇·설비가 상품 보관과 이동을 자동으로 처리하는 창고)나 메자닌랙(층고가 높은 창고 안에 중간층을 만든 복층 선반)을 설치하더라도 층수·면적이 바뀌지 않으면 변경 심의 대상이 아니다. 변경 심의 대상에서 빠지면 추가 소방시설 보강도 강제하기 어려워 권고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방청 관계자는 "층수나 면적 등의 변경이 아니면 성능위주설계 변경 심의 대상은 아니다"며 "준공 이후 내부 구조 변경에 따른 화재 위험 관리 방안은 전문가 회의 등을 거쳐 다각도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내부 구조와 적재 형태가 바뀌면 최초 성능위주설계 심의 당시의 전제도 흔들릴 수 있다. 적재물이 촘촘하게 쌓이고 복층 선반과 자동화 설비가 들어서면 스프링클러의 물이 화점까지 도달하지 못하거나 소방대원의 진입과 화점 접근이 어려워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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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불이 난 인천 쿠팡 물류센터에서도 다량의 가연물과 복잡한 내부 구조로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61시간 만에 큰 불길을 잡았다.

특히 층고가 높은 공간을 여러 층처럼 사용하는 메자닌 구조는 선반과 적재물 사이로 불과 연기가 번지는 반면 천장에서 뿌린 물은 아래쪽 화점까지 제대로 닿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종이상자와 비닐 등 가연물이 많고 내부 선반이 밀집한 물류센터의 특성상 초기 진화에 실패하면 불길이 급속히 확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2024년부터 층고가 높은 랙식 창고의 선반 수직 높이 3m마다 스프링클러 헤드를 설치하도록 기준을 강화했다. 다만 강화된 기준은 신축 시설부터 적용돼 2023년 준공된 인천 쿠팡 물류센터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이에 준공 이후 내부 구조와 적재 방식이 크게 달라진 기존 시설은 변경된 화재 위험에 맞춰 소방안전 성능을 다시 검증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증축이 아니더라도 새로 설치한 시설이 스프링클러 살수나 화재경보기 작동을 방해할 우려가 있다면 소방 심의를 다시 받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 교수는 정기 소방점검의 실효성도 함께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반이나 내부 구조물이 물이 뿌려지는 것을 방해한다면 소방점검 과정에서 이를 확인하고 조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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