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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의혹은 보도할 수 있지만, 유죄를 단정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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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남 기자

승인 : 2026. 08. 04.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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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남 기자
이명남 전남광주 취재팀장
최근 무안군 지역 언론을 보면 사실과 추정, 법률적 판단이 뒤섞인 기사를 어렵지 않게 접한다.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을 마치 위법이 확정된 것처럼 표현하거나, 법률 적용 여부조차 결론 나지 않은 사안을 단정적으로 서술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언론은 의혹을 제기하고 권력을 감시할 수 있다. 그러나 의혹 제기와 유죄 단정은 전혀 다른 문제다. 선관위의 '수사자료 통보'는 경찰에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하는 절차일 뿐 위법이 확정됐다는 의미가 아니다. 경찰 수사와 검찰 처분, 법원의 판단을 거쳐야 비로소 법적 결론이 나온다. 그럼에도 일부 보도는 '위반했다', '처벌 가능성이 높다'는 식으로 단정적인 표현을 사용하며 독자들에게 이미 결론이 내려진 것처럼 인식하게 만든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기자의 해석과 평가가 사실처럼 전달되는 경우다. '관권선거', '지위 남용', '사전선거운동'과 같은 표현은 법률적 판단이 필요한 사안이다. 객관적 사실과 충분한 근거 없이 사용될 경우 자칫 여론을 호도하거나 당사자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다. 언론은 사실을 전달하는 역할을 넘어 사실과 의견을 명확히 구분해야 할 책임도 함께 지닌다.

최근 본 기자 역시 언론중재위원회를 다녀오며 많은 것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있었다. 언론의 자유는 결코 가벼운 권리가 아니며, 그만큼 무거운 책임이 따른다는 사실을 다시금 실감했다. 기사 한 줄, 표현 하나가 개인의 명예는 물론 지역사회의 여론과 공동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현장에서 절실히 느꼈다.

특히 선거는 민주주의의 근간이다. 선거를 다루는 언론은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해야 한다. 의혹은 의혹으로, 사실은 사실로, 추정은 추정으로 구분하는 것이 언론의 기본이다. 경쟁적인 특종이나 자극적인 제목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객관성과 균형성, 그리고 무죄추정의 원칙이다.

언론은 법원이 아니다. 판결을 내리는 곳도 아니고, 여론재판을 주도해서도 안 된다. 언론이 가장 먼저 지켜야 할 것은 속도가 아니라 정확성이고, 자극이 아니라 신뢰다. 사실에 기반한 공정한 보도만이 언론의 신뢰를 지키고, 건강한 지역사회를 만드는 출발점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되새길 때다.
이명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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