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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력망 호황 올라탄 효성重… 조현준式 ‘현지화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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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강훈 기자

승인 : 2026. 08. 10.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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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일렉트릭, 新골드러시] ① 효성중공업
멤피스 3억달러 투자·세 차례 증설
현지 수주잔고 17.5조… 전체 57%
2분기 영업이익 2643억 역대 최대
생산영역 변압기→ 차단기까지 확대
미국이 국내 전력기기 기업들의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떠올랐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과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가 맞물리면서다. 미국 에너지부(DOE)에 따르면 미국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 비중은 2023년 4.4%에서 2028년 6.7~12%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국내 전력기기 수출도 빠르게 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초고압 변압기 수출액은 7억152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6.7% 증가해 반기 기준 처음 1조원을 넘어섰다. 고압전선도 6억8914만달러로 1조원대를 기록했다.

기업들도 미국 공략에 속도를 낸다. 효성중공업 중공업 부문은 상반기 신규 수주 7조4981억원의 71%를 미국에서 확보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글로벌 빅테크와 최대 1조1212억원 규모의 북미 데이터센터향 공급계약을 맺었고, LS전선 북미법인도 6865억원 규모의 초고압 케이블 계약을 따냈다. 미국 전력 인프라 슈퍼사이클을 탄 K-일렉트릭이 새로운 수출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조현준 효성 회장이 일찍부터 공을 들여온 글로벌 현지화 전략이 효성중공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 잡았다. 미국 전력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내다보고 테네시주 멤피스에 초고압변압기 생산거점을 선제적으로 확보한 데 이어 현지 인력과 공급망, 고객 네트워크까지 사업 기반을 넓혀온 결과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과 노후 전력망 교체로 미국 전력기기 시장이 호황을 맞으면서 당시의 승부수는 역대 최대 분기 영업이익과 대규모 수주로 돌아왔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조 회장의 미국 현지화 전략은 2019년 말 멤피스 생산거점 확보에 나서면서 본격화됐다. 효성중공업은 2020년 2월 공장 부지와 설비를 인수했고, 같은 해 가동에 들어갔다. 효성 측에 따르면 인수 당시 적지 않은 리스크가 거론됐지만 조 회장은 미국 현지 생산거점의 필요성과 향후 공장 확장 가능성에 주목해 인수를 결정했다.

공장 확보 이후에는 직접 현장을 챙겼다. 조 회장은 2021년 9월 멤피스 공장을 찾아 미국 사업의 방향을 점검했고, 현지 기술인력 육성과 지역 업체를 활용한 부품 공급망 구축 방안도 논의했다. 이후 현지화는 실제 공장 운영으로 이어졌다. 현재 주요 경영진과 팀장, 제조 인력은 현지 채용으로 꾸렸고, 초창기 파견됐던 본사 기술 인력도 모두 본사로 복귀했다.

투자도 이어졌다. 멤피스에 투입되는 자금은 공장 인수와 세 차례 증설을 합쳐 총 3억 달러 규모다. 이 가운데 최근 확정한 추가 증설분은 1억5700만 달러다. 이를 통해 2028년까지 초고압변압기 생산능력을 현재보다 50% 이상 늘린다. 멤피스 공장은 미국에서 765kV 초고압변압기를 설계·생산할 수 있는 유일한 생산거점으로 미국 초고압 송전망 시장 공략의 전초기지 역할을 맡는다. 효성 측은 3차 증설이 완료되면 멤피스 공장이 미국 최대 규모의 초고압변압기 생산기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조 회장의 선제 투자가 만들어낸 성과는 실적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효성중공업의 연결 기준 매출은 3조451억원, 영업이익은 416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17.1%, 56.2%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3.7%다. 특히 2분기 영업이익은 264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0.9% 늘며 역대 분기 최대치를 새로 썼다.

전력기기를 담당하는 중공업 부문의 수익성 개선세는 더욱 가팔랐다. 2분기 중공업 부문 매출은 1조1371억원, 영업이익은 2298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20.2%에 달했다. 1분기 13.4%보다 6.8%포인트 상승했다. 미국향 매출 비중도 38%까지 높아졌다. 초고압변압기와 차단기 등 고수익 제품 판매 확대와 미국 중심의 제품 믹스 개선이 수익성 상승을 이끌었다.

미국 수주 확대에 힘입어 중공업 부문의 일감도 크게 늘었다. 2분기 말 수주잔고는 17조5000억원으로 불어났고 이 가운데 미국이 57%를 차지했다. 2분기에 새로 확보한 수주는 3조324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1% 증가했으며 미국 비중은 63%였다. 상반기 전체 신규 수주에서도 미국이 71%를 차지했다. 지난 2월에는 미국 송전망 운영사와 약 7870억원 규모의 765kV 초고압변압기·리액터 공급계약도 맺었다. 효성중공업은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해 올해 중공업 부문 신규 수주 목표를 기존 8조4000억원대에서 12조원으로 높였다.

조 회장의 현지화 전략은 변압기에서 차단기로 영역을 넓힌다. 효성중공업 자회사 효성HICO는 콴타서비스 자회사와 초고압차단기(GCB)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맺고 오는 10월부터 펜실베이니아에서 현지 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합작법인은 최대 800kV급 초고압차단기를 생산할 예정이다. 합작 추진 과정에도 조 회장이 직접 나섰다. 지난 3월 미국에서 콴타 최고경영진을 만나 양측의 협력 방안을 최종 조율했다. 멤피스의 변압기 생산기반과 콴타의 EPC·고객 네트워크를 결합해 미국 전력망 시장에서 공급 영역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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