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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AI와 행정정보로 촘촘해지는 사회보장 안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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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8. 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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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준 한국사회보장정보원 원장
김현준 한국사회보장정보원장2 (1)
김현준 한국사회보장정보원 원장
복지는 필요한 사람에게 제때 닿아야 완성된다. 제도가 아무리 많아도 국민이 자신에게 맞는 지원을 알지 못하거나, 복잡한 절차 앞에서 신청을 포기한다면 삶은 달라지지 않는다. 복지의 빈틈은 제도가 부족해서만 생기는 것이 아니다. 제도와 사람이 제때 만나지 못할 때도 생긴다.

실직과 질병, 돌봄 공백처럼 갑작스러운 위기에 놓인 사람에게 이 거리는 더욱 멀다. 수많은 복지서비스 가운데 무엇을 받을 수 있는지 직접 찾아야 하고, 신청과 선정 절차도 스스로 거쳐야 한다. 정작 도움이 가장 절실한 사람이 정보와 절차의 문턱 앞에서 멈춰 서는 순간, 복지 사각지대가 생긴다.

이제 복지행정은 국민의 신청을 기다리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생활의 변화와 위기 신호를 먼저 살피고, 받을 가능성이 높은 서비스를 제때 안내하며, 상담과 신청, 지원까지 끊김 없이 이어주는 '찾아주는 복지'로 전환해야 한다. 인공지능(AI)과 행정정보는 이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수단이다.

한국사회보장정보원은 사회보장 통합플랫폼과 복지로 등 복지행정의 핵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축적되는 소득·재산, 가구 특성, 생애주기 변화 등의 행정정보는 국민의 상황을 이해하고 필요한 지원을 찾는 중요한 기반이 된다.

다만 데이터가 많다고 저절로 좋은 복지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정확한 기준으로 정보를 분석하고, 그 결과를 현장의 판단과 연결해야 한다. AI는 생애주기의 변화와 위기 신호를 빠르게 찾아 지원 가능성을 제시하고, 현장의 전문가는 상담을 통해 개인의 사정을 살펴 적절한 지원을 결정한다. AI가 사람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국민을 더 세심하게 살필 수 있도록 돕는 구조다.

이러한 변화는 복지멤버십에서 이미 시작되고 있다. 2026년 7월 말 기준 가입자는 1363만명을 넘어섰다. 국민이 일일이 제도를 찾지 않아도 소득·재산과 가구 특성을 바탕으로 받을 가능성이 높은 서비스를 먼저 안내받는다. 앞으로는 AI를 접목해 안내의 정확도를 높이고, 상담에서 신청까지 한 번에 이어지도록 편의성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복지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한 선제적 발굴도 중요하다. 단전·단수, 공공요금과 보험료 체납 등 47종의 위기정보를 분석해 도움이 필요한 가구를 먼저 찾고, AI 초기상담으로 생활 여건과 복지 욕구를 빠르게 파악해 필요한 서비스로 연결하고 있다. 위기 신호를 발견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실제 신청과 지원까지 이어져야 비로소 촘촘한 안전망이 된다.

공공 분야의 AI는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국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지 엄격히 검증해야 한다. 현재 추진 중인 'AX-Sprint 지원사업'도 이러한 원칙을 바탕으로 한다. 고독사 예방을 위한 심리 돌봄, 신뢰할 수 있는 자료에 근거해 답하는 생성형 AI 복지안내, 스마트홈 돌봄 등 민간의 우수한 기술을 실제 복지 현장에 적용해 효과와 안전성을 살핀다.

중요한 것은 기술을 도입하는 일이 아니라, 기술이 국민에게 이롭고 따뜻하게 작동하도록 만드는 일이다. AI는 위기 신호를 빠르게 포착하고 반복 업무를 줄일 수 있다. 그러나 한 사람의 복잡한 사정을 이해하고, 적절한 지원을 판단해 끝까지 연결하는 일은 결국 사람의 몫이다. 기술이 사람을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더 필요한 곳에 집중하도록 도와야 한다.

AI와 행정정보가 결합한 복지의 미래는 분명하다. 국민이 몰라서 지원을 놓치지 않게 하고, 위기의 순간 국가가 먼저 손을 내미는 것이다. 한국사회보장정보원은 데이터와 기술, 현장의 전문성을 연결해 국민의 삶을 더 세심하게 살피고, 누구도 복지에서 소외되지 않는 촘촘하고 따뜻한 사회보장 안전망을 만들어가겠다.

※본란의 기고는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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