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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22일(현지시간) 온타리오주 오타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AFP 연합 |
이번 사태는 전통적 안보·경제 동맹이 자국의 경제 이익을 지켜주는 방패가 될 수 없다는 국제 정치의 냉엄한 현실을 보여준다. 우리 역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서 결코 예외일 수 없다는 엄중한 상황으로 해석하고 전략을 세워야 한다. 한미동맹이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관세 대립을 어느 정도 해소해 줄 것이라는 생각은 순진하다. 자국 우선주의 앞에서는 혈맹 관계도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게 작금의 워싱턴 기류다.
당장 우리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한미 간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협상은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당초 에너지 분야 중심이던 미국의 요구는 메모리 반도체 투자로까지 번졌다. 갑작스러운 한미 연합훈련 축소 등 안보 현안까지 얽히며 협상 방정식이 한층 복잡해졌다. 우리의 1호 대미 투자 발표 및 이행이 지연되면서, 미국에 압박 명분을 키워준 측면도 있다.
실용적이고 기민한 외교 전략이 절실하다. 일본이 발 빠르게 대미 투자를 발표하며 방어막을 친 것처럼, 우리도 채산성이 확보된 에너지·조선 분야 등 약속된 투자의 집행 속도를 높여 갈등을 최소화해야 한다. 미국은 투자와 일자리를 절실히 원한다. 이를 잘 활용해 협상의 지렛대를 확보하는 지혜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안보와 통상을 뒤섞는 미국의 무리한 의제 확장에는 단호하게 선을 긋는 단호함도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
진정한 협상력은 상대방이 우리를 아쉬워할 때 나온다. 반도체와 조선 등 첨단 산업에서 대체 불가능한 초격차 역량을 증명하는 작업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미국이 먼저 우리를 찾게끔 하는 상황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동시에 인도, 아세안, 유럽 등으로 수출 및 조달 시장을 적극적으로 다변화해 대미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것도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
무엇보다 이 엄중한 경제·안보 복합 위기 앞에서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최소한 통상 압박에 맞선 국가 생존 전략에서만은 정파적 갈등이 불거져서는 안 된다. 한미 안보 동맹의 토대는 흔들림 없이 유지하되, 국가의 핵심 경제 이익 훼손에는 초당적으로 대처하는 성숙한 자세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치밀한 전략과 국론 결집으로 통상 파고를 넘어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