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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아직인데 돈은 움직였다…원화 스테이블코인 ‘물밑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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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희 기자

승인 : 2026. 09. 08.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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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이미지,/연합
원화 스테이블코인 법제화가 지연되는 가운데 가상자산 사업자와 핀테크·빅테크의 물밑 준비가 빨라지고 있다. 2027년 2월 4일 토큰증권 제도 시행을 앞두고 금융위원회는 발행·유통·결제 인프라를 마련하고 있으며, 업계에서는 토큰증권과 스테이블코인, 가상자산 거래 인프라가 향후 디지털자산 시장의 주요 축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가상자산 거래소와 금융사, 간편결제 사업자가 각자의 인프라를 연결하는 형태의 합종연횡도 본격화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가장 눈에 띄는 움직임 중 하나는 두나무를 둘러싼 금융·플랫폼 사업자들의 지분 투자와 사업 협력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해 11월 두나무와 포괄적 주식교환을 결정했으며, 오는 11월 19일 주주총회를 거쳐 12월 31일 주식교환을 진행할 예정이다. 여기에 하나금융과 삼성 계열사가 두나무에 전략적 지분을 투자하면서 금융권과 거래소 간 연결고리도 확대됐다. 하나은행은 지난 5월 두나무 지분 6.55%를 약 1조32억원에 취득을 결정했다. 같은 달 삼성증권·삼성SDS·삼성카드도 두나무 지분 4%를 6128억원에 취득하기로 결정했으며, 이후 지분 확보를 완료했다. 각 계열사의 기존 사업과 두나무의 거래·블록체인 인프라를 결합할 경우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이후 유통부터 결제, 금융상품 연계까지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다는 예측이다. 특히 삼성증권은 두나무와 토큰증권 발행·유통 및 가상자산 서비스 분야의 협력을, 삼성카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도입되면 삼성금융 통합앱 '모니모' 등에서 디지털자산 결제를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두나무와 금융·플랫폼 기업 간 연결이 확대되는 가운데 카카오그룹은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사업자와 직접 협력하는 전략을 택했다. 카카오와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등은 지난 7월 달러 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사인 서클과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측은 블록체인 기반 결제 인프라와 디지털자산 기술 분야에서 협력하고, 국내 규제와 시장 환경에 맞춰 결제·정산·디지털자산 연계 등의 사업 기회를 발굴하기로 했다. 원화 기반 디지털자산과 토큰화 금융 서비스의 사업 가능성도 공동 검토하기로 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의 대규모 이용자 기반에 카카오페이의 결제망과 카카오뱅크의 금융 서비스를 결합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여기에 서클의 글로벌 결제 인프라를 연계할 경우 국내 결제뿐 아니라 해외결제·송금, 가맹점 정산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디지털엑스(구 코빗)도 미래에셋그룹 안으로 편입됐다. 미래에셋컨설팅은 지난 7월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 지분 97.15%를 확보했고, 8월에는 법인명을 '디지털엑스'로 변경했다. 거래 서비스명인 코빗은 당시 기존 명칭을 유지했으며, 디지털엑스를 미래에셋의 글로벌 종합 투자 플랫폼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현재 이들 사업자가 하나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을 구성했거나 구체적인 발행 계획을 확정한 것은 아니다. 현재까지는 거래소의 유통·거래 인프라와 플랫폼의 이용자·결제망, 금융사의 인프라를 결합할 수 있는 사업 기반을 확보하는 단계에 가깝다. 법제화가 지연되면서 기업별 준비 수준을 객관적으로 비교하기도 쉽지 않다. MOU를 통해 사업 가능성을 검토하는 단계에 머문 기업이 있는 반면, KB금융이나 우리은행처럼 결제·정산·송금 또는 온·오프램프까지 실제 환경에 가까운 방식으로 PoC를 진행한 곳도 있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처럼 거래소와 플랫폼의 결합을 추진하는 사례가 있는가 하면, 카카오처럼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와 협력해 결제·송금 인프라를 검토하는 사업자도 있다. 결국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주체와 은행의 지분 참여 요건, 준비자산 관리 방식 등 핵심 규율이 법제화 과정에서 결정되는 만큼 기업들이 현재 준비 중인 사업모델 역시 달라질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 시장 확대에 앞서 명확한 법·제도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디지털자산거래소공동협의체 닥사(DAXA)의 방미 국회의원단 초청 '2026 하반기 입법 전망 세미나' 자료에 따르면 "규제 기관 아래 명확한 기준을 따르는 것이 예측 가능하고, 장기적으로는 명확한 규칙과 적응 기간이 있는 것이 비용이 줄어든다"며 "결제 정산 레일로서의 스테이블코인 법제 마련과 국내 디지털 자산 기반 파생상품 거래 시장 개설을 위한 법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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