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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여 년이 흐른 지금, 제철소가 다시 생산 방식을 바꾸고 있다. 이번에는 석탄 사용과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다. 전기로는 이러한 전환을 위한 핵심 수단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새로운 설비를 짓는 것과 이를 매일 안정적으로 가동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제철소 입장에서는 전력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지, 또 얼마의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지부터 따져야 한다.
철강업계는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포스코는 지난 6월 광양제철소에 약 6000억원을 투입해 연산 250만톤 규모의 전기로를 준공했다. 하지만 전기로 준공이 곧 저탄소 전환의 완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철스크랩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하는지, 어떤 전력을 사용하는지에 따라 실제 탄소 감축 효과와 생산원가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력비 부담은 숫자로도 확인된다. 한국전력의 산업용 전력 평균 판매단가는 2021년 ㎾h당 105.48원에서 2024년 168.17원, 지난해 181.90원으로 상승했다. 전국 산업용 전력의 연평균 판매단가가 이처럼 가파르게 오르면서 전력을 대량으로 사용하는 철강업계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현장의 우려를 단순히 기업의 비용 절감 요구로만 치부하기 어려운 이유다. 지난 3월 포스코노동조합과 현대제철지회는 공동으로 산업용 전기요금 부담 완화와 친환경 기술 전환 지원을 정부에 요구했다. 공장의 경쟁력과 노동자의 일자리가 결국 하나의 전기요금 계산서 위에 놓여 있다는 의미다.
정부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전력은 지난 8월 비수도권 산업용 전기요금을 지역에 따라 최대 10% 낮추는 설계안을 공개하고 연내 도입을 목표로 제시했다. 시간대별 요금체계 개편도 추진하고 있다. 다만 24시간 가동이 필요한 전기로의 특성상 시간대별 요금 차등만으로는 실질적인 부담 완화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낮과 밤의 전력 사용을 탄력적으로 조절하기 어려운 생산 현장에서는 제도의 취지가 비용 절감으로 충분히 이어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국가가 기업에 녹색 철강으로의 전환을 요구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설비 투자와 그 설비를 지속적으로 가동할 수 있는 전력의 가격과 공급을 하나의 정책 틀 안에서 연결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