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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망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과 생산의 힘을 보여줍니다. 중동전쟁과 고유가 등 대외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아졌다는 점은 분명 반가운 소식입니다.
전망의 변화 폭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OECD는 올해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0.1%p 올리는 데 그쳤지만, 한국 전망치는 무려 1.1%p 높였습니다. 세계 경제가 전반적으로 좋아져 한국도 함께 혜택을 본다는 설명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특정 산업의 강한 경쟁력이 대외 충격을 견디며 전체 성장률을 끌어올렸다는 평가에 가깝습니다. 반도체 호황을 일시적인 수출 실적에 그치지 않고 설비투자와 기술 경쟁력 강화로 연결할 기회가 만들어진 것이죠.
그러나 높은 성장률 전망만으로 국민이 경기 회복을 체감한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OECD는 내년 성장률을 2.6%로 예상했는데, 올해의 강한 수출 증가세가 내년에도 같은 속도로 이어질 것이라고 보지는 않은 셈입니다. 반도체 호황을 계기로 늘어난 투자와 소득이 다른 산업의 일자리와 가계 소비로 얼마나 퍼지는지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성장의 쏠림도 살펴야 합니다. 반도체 수출이 역대급 실적을 내더라도 자영업자나 중소기업 근로자의 소득이 제자리라면 '경기가 좋아졌다'는 말은 멀게 들립니다. 수출 기업의 성과가 협력업체의 발주와 임금, 지역의 고용으로 이어지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정부 역시 성장률 전망치 자체보다 성장의 확산 정도를 보여주는 지표에 더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아울러 물가는 당장의 부담입니다. OECD는 올해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2.6%에서 3.0%로, 내년 전망치도 2.2%에서 2.7%로 높였습니다. 성장 전망의 상향과 함께 국제 에너지가격 전망 상승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경제 전체가 빠르게 성장하더라도 장바구니와 교통비 부담이 커지면 가계가 느끼는 회복의 속도는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물가 부담은 소비 회복에도 영향을 줍니다. 소득이 늘어도 생활비가 더 빠르게 오르면 가계가 실제로 쓸 수 있는 돈은 줄어듭니다. 수출이 이끄는 성장세가 내수로 번지려면 실질 구매력을 지키는 일이 함께 이뤄져야 합니다.
이번 OECD의 성장률 전망 상향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일입니다. 그러나 성장의 성과가 반도체 수출에 머물지 않고 다른 산업의 일자리와 가계 소득으로 이어지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물가 상승으로 생활비 부담이 커진다면 성장률 3.7%는 국민에게 먼 숫자로 남을 수 있습니다. 정부가 이제 살펴야 할 것은 전망치의 높이가 아니라 국민이 체감하는 삶의 변화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