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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고령 종교지도자 韓총재, 인도주의적 고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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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10. 14.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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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와의 '정교유착' 혐의로 기소된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10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결심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학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총재에 대한 항소심 재판 심리가 현재 서울고등법원에서 진행 중이다. 이 재판이 언론의 관심을 끄는 이유는 그가 종교 지도자이자 노벨평화상 후보로도 추천된 세계적인 평화운동가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그가 지속적인 의료진의 치료가 필요한 고령의 환자라는 점도 유의해야 할 부분이다.

우선 종교 지도자에 대한 기소와 형사재판은 어느 사회에서든 개별 사건의 범주를 넘어 종교의 자유와 사회적 통합이라는 중대한 법적·사회적 가치와 직결된다. 이에 더해 형사사법 절차에서 불구속 수사 및 재판은 헌법상 무죄추정의 원칙과 피고인의 방어권을 보장하기 위한 사법의 대원칙이다. 특히 종교적 상징성을 지닌 지도자에 대한 무리한 구속 재판은 대내외적으로 불필요한 종교 탄압 논란과 사회적 갈등을 부를 우려가 크다.

또한 한 총재는 평생 국경과 종교, 이념의 장벽을 넘어 갈등과 상처를 치유하는 평화운동에 헌신해 왔다. 특히 전쟁과 폭력의 수동적 피해자였던 여성의 지위를, 능동적인 분쟁의 치유자와 평화의 구축자로 높이는 글로벌 평화 연대를 이끌었다. 이러한 공로로 한 총재는 피겔 유럽연합(EU) 초대 종교·신념의 자유 특사, 이탈리아 종교사회학자 마시모 인트로빈 등 국제적인 인사들로부터 2026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되기도 했다. 1심 재판부 또한 이러한 종교 지도자로서의 세계 평화를 위한 헌신을 양형 참작 사유로 적시했었다.

무엇보다 절박한 것은 한 총재의 극심한 건강 악화에 따른 생명권과 치료권 보장의 문제다. 83세의 고령인 그는 14명의 자녀를 출산한 어머니로서 심장질환과 관절·안과 질환, 낙상 수술 등 복합적인 기저질환에 시달리며 '움직이는 종합병원'이라 불리고 최근 체중이 9kg 줄어들 만큼 건강이 악화된 상태다. 피고인이 자신의 생명과 건강을 돌볼 권리는 그 어떤 형사절차에서도 부인될 수 없는 기본권이다.

아울러 관련 증거가 이미 수사 및 1심 단계에서 충분히 수집·제출되어 있고, 피고인이 고령의 종교 지도자라는 점에서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할 현실적 가능성은 지극히 희박하다. 이런 상황에서 증거인멸 우려를 이유로 최소한의 치료와 치유를 받을 권리마저 부인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한 총재가 주거지와 전문 의료기관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서 정당한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재판부가 인도주의적 고려를 할 것으로 믿는다.

사법부의 본령은 법 집행의 엄정함과 함께 인간의 존엄성과 기본권을 수호하는 데 있다. 서울고등법원 항소심 재판부가 고령의 종교지도자인 한 총재의 헌신적인 삶의 궤적과 불구속 재판의 대원칙, 그리고 생명에 직결된 악화된 건강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깊이 헤아려 항소심의 심리를 공정하고도 인도주의적으로 진행해 주기를 간곡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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