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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운4구역 주민들 “매장유산 심의, 인질로 삼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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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일 기자

승인 : 2026. 10. 16.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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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묘 앞, 세운4구역 모습<YONHAP NO-3399>
지난 1월 서울 종로구 세운4구역 모습./사진=연합
서울 종로구 세운4구역 주민들이 매장유산 보존방안 심의 통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세운4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주민대표회의(이하 주민대표회의)는 16일 성명을 통해 "세계유산영향평가 이슈와 매장유산 보존방안 심의를 분리해 이미 제출된 '보존방안 자체의 타당성'만으로 판단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매장유산 보존조치 심의는 '발굴된 유구를 어떻게 보존할 것인가'를 모색하는 자리"라며 "사업시행인가는 완료됐고, 건축물의 높이나 세계유산과 관련된 절차는 다른 법과 다른 기관이 다루어야 할 전혀 별개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세계유산영향평가를 받아야만 문화재발굴조사 심의를 완료해 줄 것처럼 주민들을 옭아매고 있다"며 "보존지역 밖의 건축 계획을 핑계로, 매장유산 심의를 다른 절차의 결론에 묶어 두는 것은 심의의 본래 취지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세운4구역은 종묘 인근에서 추진 중인 도시환경정비사업이다. 서울시·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와 국가유산청이 세운4구역 개발에 대해 이견을 보인다. 서울시는 종묘 경관을 보존하며 세운4구역 개발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국가유산청은 보존과 개발의 균형점을 갖고 해야 한다며 영향평가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앞서 지난 6월 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를 받았으나 8월 국가유산위원회의 매장유산 보존방안 심의가 보류되면서 제동이 걸린 상태다.

이에 이들 주민은 매장유산 심의를 '세계유산영향평가'의 인질로 삼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주민대표회의는 "부디 숭고한 매장유산 심의가 이 부당한 정치적 공방에 끌려 들어가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제적 어려움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주민대표회의는 "그간 누적된 빚은 8000억원에 이르고 금융비용만 매월 20억원이 넘는다"며 "심의가 한 달 늦어질 때마다 그만큼의 비용이 추가로 쌓인다"고 말했다.

이어 "행정기관은 다음으로 심의만 잡으면 그만이겠지만, 주민들에게는 평생 모아 온 재산과 남은 삶이 위협받는 시간"이라며 "반복되는 심의 보류는 단순한 행정절차의 지연이 아니라, 재산과 생존을 위협하는 절박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국가의 기준을 따른 죄밖에 없다"며 "이제는 생존을 위해 국가를 상대로 250억원의 손해배상 소송까지 내야만 하는 이 참담한 현실을 헤아려 달라"고 덧붙였다.
이수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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