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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서울대 10개’ 만든다더니…재정 절반 쏠린 부산·전남·충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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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숙 기자

승인 : 2026. 10. 2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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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10개 만들기' 패키지 지원 부산·전남·충남대 지원액 51% 급증
나머지 6곳 거점국립대, 오히려 8% 감소…양극화 심화 우려
이주영 의원 "대학 간 새로운 서열화…격차 완화책 마련해야"
대학재정지원
이주영 의원실 /AI 생성이미지
정부가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거점국립대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며 추진하는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업이 오히려 국립대 간 양극화와 새로운 대학 서열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특히 지난 9월 패키지 지원대학으로 선정된 부산대·전남대·충남대 3곳이 전체 거점국립대 재정지원액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면서 나머지 6개 거점국립대와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20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24~2026회계연도 주요 대학재정지원 현황' 등을 분석한 결과, 부산대·전남대·충남대의 올해 주요 재정지원사업 지원액은 총 383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536억원보다 1303억원(51.4%) 증가한 규모로, 전체 9개 거점국립대 지원액의 절반에 육박하는 49.1%를 차지했다.

올해 자료에 포함되지 않은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관련 앵커사업비까지 지난해와 동일하게 올해에도 지원된다고 가정하면 선정 대학 3곳의 지원액은 4708억원에 달해, 전년 대비 85.6% 증가한다.

거점국립대는 서울대를 제외하고 강원대·경북대·경상국립대·부산대·전남대·전북대·제주대·충남대·충북대 등 9곳이다. 정부는 이 가운데 3곳을 패키지 지원대학으로 선정하고 올해부터 대학당 연간 약 700억원씩 5년간 지원하기로 했다.

대학별 올해 총 지원액은 부산대가 1666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전남대 1153억원, 충남대 1020억원 순이었다. 지난해 제출 자료상 지원액은 부산대 1199억원, 전남대 691억원, 충남대 646억원이었다.

반면 나머지 6개 거점국립대의 지원액은 지난해 4343억원에서 올해 3979억원으로 오히려 364억원(8.4%) 감소했다. 제주대가 166억원, 경북대 102억원, 강원대 78억원, 전북대 38억원, 경상국립대 14억원 각각 줄었고 충북대만 33억원 늘었다.

이에 따라 거점국립대 9곳의 주요 사업 지원금 가운데 선정 대학 3곳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6.9%에서 올해 49.1%로 높아졌다. 올해 부산대 지원액(1666억원)은 제주대(324억원)의 5.1배에 달했다.

[포토]최교진 장관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지난 9월 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공용브리핑룸에서 '서울대 10개 만들기' 거점국립대 패키지 지원대학 선정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박성일 기자
◇ 선정 3개 대학에 재정지원 49.1% 집중…지역 균형발전 대신 新서열화 우려
반면 비선정 6개 대학은 6173억원으로 42.1%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됐다. 선정 대학의 지원액 증가율이 비선정 대학의 약 두 배에 달하는 셈이다. 이 같은 가정을 적용하면 거점국립대 9곳의 전체 지원액에서 선정 대학 3곳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6.9%에서 올해 43.3%로 높아진다.

대학원 연구인력 양성을 위한 두뇌한국21(BK21) 사업에서도 격차가 확인됐다. 올해 거점국립대 9곳의 BK21 지원액은 약 1580억원으로, 이 가운데 선정 대학 3곳이 782억원(49.5%)을 차지했다. 부산대가 385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경북대 333억원, 충남대 207억원, 전남대 191억원 순이었다. 부산대와 제주대(45억원)의 격차는 약 8.5배였다.

BK21은 기존 연구단 선정 규모 등에 따라 지원액이 달라지는 사업으로 패키지 지원과는 별개다. 그러나 이미 연구비 격차가 큰 상황에서 특정 대학에 대규모 재정이 집중되면 교육·연구 여건의 불균형이 더욱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거점국립대 교수는 "정부의 반도체·AI 등 핵심 산업 육성에 따라 어느 정도 거점국립대학 지원은 필요하지만 다른 대학들과 격차가 크게 나면 결국 지역 살리기라는 본 목표에서 멀어지는 것"이라며 "지역소멸 위기 속에서 지원 격차가 심해지면 또 다른 양극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서울대 10개 만들기'가 모든 거점국립대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패키지 지원대학 추가 선정에 대해서도 관계부처 협의와 국회 예산안 심의 과정 등을 거쳐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혀 내년도 추가 선정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가 내세운 선도모델 육성이 다른 거점국립대의 동반 성장으로 이어지지 못할 경우 지역 균형발전 대신 국립대 간 새로운 서열화를 고착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주영 의원은 "서울대 10개를 만들겠다던 정부가 결국 만들어낸 것은 '특혜 대학 3곳'과 '소외된 6곳'이라는 또 다른 서열화"라고 비판했다.

이어 "균형발전을 명분으로 내세운 정책이 거점국립대 내부의 부익부 빈익빈을 심화시키고, 지역 대학 생태계에 또 다른 패배감을 안겨준다면 이는 명백한 정책적 실패"라며 "선택과 집중이라는 미명 아래 탈락한 대학들이 도태되지 않도록 예산 배분의 타당성을 전면 재검토하고 작동 가능한 교육·연구 인프라 공유 모델과 격차 완화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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