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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美의 미얀마 관여 환영”…아세안, 내달 미얀마 복귀 여부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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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6. 10. 25.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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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외교장관 "관여가 정권 정당화 아냐…평화·화해 유도 목적"
美, 쿠데타 후 최고위급 접촉…한 달 새 네피도·도쿄서 두 차례 회동
전문가 "실제 변화는 적어…미국이 얻을 실익도 불투명"
MYANMAR-CONFLICT-POLITICS <YONHAP NO-6476> (AFP)
지난 15일(현지시간) 미얀마 네피도에서 열린 전국휴전협정(NCA) 체결 11주년 행사에서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군정 대통령이 화상 연설을 진행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미국이 미얀마 군부 주도 정부와의 접촉면을 넓히자 태국 정부가 환영의 뜻을 밝혔다.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역시 다음 달 정상회의에서 2021년 쿠데타 이후 배제해 온 미얀마의 처우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할 전망이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현지매체 등에 따르면 시하삭 푸앙껫깨우 태국 부총리 겸 외교장관은 최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얀마가 고립되거나 지정학적 경쟁의 무대가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미국의 관여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그는 "이러한 관여가 정권을 정당화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며, 분쟁의 평화적 해결과 야권과의 화해를 이끌어내기 위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세안 내부의 기류 변화도 감지된다. 시하삭 장관은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대통령이 최근 라오스·캄보디아·베트남·태국·말레이시아를 잇달아 방문한 사실을 근거로 들며 아세안의 입장에 일부 변화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다음 달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미얀마 문제를 두고 "매우 실질적이고 광범위하며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아세안이 2021년 4월 채택한 '5개 항 평화합의' 불이행을 이유로 민 아웅 흘라잉의 정상회의 참석을 막아온 만큼, 이번 회의에서 미얀마의 완전한 대표권 회복까지 다뤄질지는 불투명하다고 덧붙였다.

태국의 이 같은 입장은 미국이 쿠데타 이후 외면해 온 미얀마 군부와의 대화 재개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나왔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과 미얀마는 이달 초 일본 도쿄에서 비공개 회담을 열었다. 지난 9월 15~16일 마이클 밴스 미 국무부 정보조사담당 차관보가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민 아웅 흘라잉 대통령과 회동한 데 이어 한 달 새 두 번째 만남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도쿄 회담 역시 밴스 차관보가 이끈 것으로 전해졌다.

Myanmar American Detained <YONHAP NO-6263> (AP Photo/)
지난달 15일 미얀마 양곤에서 시민들이 주미얀마 미국상공회의소(AMCHAM)가 입주해 있는 정션시티 타워 입구를 지나치고 있다/AP 연합뉴스
영국 BBC방송은 밴스 차관보가 쿠데타 이후 민 아웅 흘라잉과 대면한 최고위급 미국 관리라고 짚었다. 앞선 네피도 회담의 표면적 목적은 지난 6월 현지 미국상공회의소와의 분쟁으로 구금된 미국인 애덤 카스티요의 석방이었으며, 실제로 그는 회담을 계기로 풀려났다. 그러나 로이터는 전·현직 관리들을 인용해 미국의 진정한 의도가 자국민을 겨냥한 온라인 사기 거점 단속에 있으며, 향후 희토류 협력 등으로 논의가 확대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BBC는 미국의 대(對)미얀마 정책 선회 조짐이 지난해 7월부터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전쟁의 일환으로 군정 수장이던 민 아웅 흘라잉에게 40% 관세 부과 통보 서한을 보내자, 충격에 빠진 다른 국가들과 달리 민 아웅 흘라잉은 즉각 답신을 보내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을 치켜세웠다. BBC는 트럼프 대통령이 서한에서 국제적으로 고립된 그를 다른 정상과 마찬가지로 '각하'라고 칭한 점에 주목했다.

이를 계기로 미얀마 군정의 대미 로비도 본격화됐다. 군정은 같은 달 워싱턴 로비업체 DCI와 300만 달러(약 40억 원) 규모의 계약을 맺은 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로저 스톤을 월 5만 달러(약 6634만 원)에 고용했다. 비슷한 시기 양곤 미국상공회의소 회장직에서 물러난 카스티요 역시 JD 밴스 부통령 측을 상대로 미얀마에 대한 재관여를 설득하고 있었다.

경제적 이해관계도 맞물렸다. 지난해 4월 중국이 미국의 관세 조치에 맞서 희토류 공급을 통제하자, 미 행정부는 대체 공급처 확보에 나섰고 대량의 희토류가 매장된 미얀마가 대안으로 부상했다. 현재 미얀마의 희토류는 전량 중국을 위해 채굴되고 있다.

미 국무부가 비슷한 무렵 재외공관에 주재국 선거의 공정성이나 정당성에 대한 평가를 삼가라는 지침을 내린 것도 정책 전환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치러진 미얀마 총선을 대다수 서방 국가와 달리 비판하지 않았고, 민 아웅 흘라잉은 이 선거를 거쳐 올해 4월 명목상 민간 정부의 대통령에 취임했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 제재 명단에 올랐던 일부 미얀마 기업인들이 최근 해제된 것 역시 미국의 기류 변화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미국이 미얀마와의 접촉을 통해 실질적인 이익을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BBC는 미얀마의 희토류 매장지 대부분이 소수민족 무장단체와의 교전 지역에 위치한 데다, 현지에서 오랫동안 기반을 다져온 중국 기업들이 채굴해 곧바로 국경 너머로 반출하고 있어 미국의 접근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온라인 사기 단속 협력 역시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일부 대형 사기 단지가 단속되긴 했으나 범죄 조직들이 더 외진 소규모 거점으로 흩어졌고, 이들 대부분이 군부와 결탁한 민병대의 비호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 또한 미·미얀마 관계의 과도한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리처드 호시 국제위기그룹(ICG) 미얀마 담당 고문은 BBC에 "민 아웅 흘라잉은 여전히 제재 대상이며, 실제로는 언론 헤드라인이 시사하는 것보다 변한 게 적다"고 짚었다. 그는 "달라진 것은 접촉의 급과 장소뿐"이라며 "미국 고위 관리의 네피도 방문은 민 아웅 흘라잉이 그토록 바라던 것이지만, 그의 다음 목표인 제재 완화는 훨씬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호시 고문은 이어 "네피도 정권과 대화하는 것 자체가 잘못은 아니지만, 핵심은 워싱턴이 무엇을 요구하고 무엇을 내주느냐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이번 대화 통로를 인도적 지원 확대와 민간인 공습 중단을 압박하는 데 활용해야 하며, 미얀마 국토의 상당 부분을 장악한 야권 및 소수민족 무장단체와의 소통도 병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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