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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로픽, 최대 2조달러 나스닥 IPO 추진…신고서 4분의 1 ‘위험 공시’에 AI 재앙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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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10. 27.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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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매출 14배 급증…순손실 807억달러
컴퓨팅 계약·구매 계획 최대 8070억달러
창업자 의결권 50.1%…투자자 기업가치 기대치 하향
ANTHROPIC-IPO/
26일(현지시간) 찍은 사진에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의 로고가 보인다./로이터·연합
【기사 요약】
▲ 앤트로픽이 26일 나스닥 IPO 증권신고서를 공개하고 11월 상장을 추진한다.
▲ 상반기 매출은 162억9000만달러로 14배 증가했지만, 순손실은 807억4800만달러에 달했다.
▲ 컴퓨팅 계약·구매 계획은 최대 8070억달러이며 신고서 90여쪽에는 AI 재앙 등 위험 요인을 담았다.
▲ 일부 투자자는 상장 기업가치를 최대 목표치 2조달러보다 낮은 1조4000억~1조5000억달러로 평가했다.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기업공개(IPO) 증권신고서(S-1)를 공개하고, 다음 달 나스닥 상장을 본격 추진한다. 앤트로픽은 상반기 매출이 1년 전의 14배로 늘어난 실적과 최대 8070억달러(1059조3489억원)의 컴퓨팅 계약·구매 계획, 인류에 대한 AI의 재앙적 위험을 신고서에 담았다. 일부 투자자의 상장 기업가치 기대치가 최대 목표치 2조달러(2625조4000억원)보다 낮은 1조5000억달러(1969조500억원) 안팎으로 내려간 가운데 이번 IPO는 AI 산업의 성장성과 막대한 인프라 투자 부담을 평가하는 시험대가 됐다.

◇ 앤트로픽, 나스닥 'ANT' 상장 추진…최대 2조달러 기업가치·1000억달러 조달 목표

앤트로픽은 나스닥 글로벌 셀렉트 마켓에 'ANT'라는 종목코드로 A형(클래스 A) 보통주를 상장할 계획이다. 지난 6월 비공개로 상장 신청서를 제출한 데 이어 이날 신고서를 공개했다. 공모 주식 수와 희망 공모가격은 아직 제시하지 않았다. 앤트로픽은 기업가치를 최대 2조달러로 평가받아 1000억달러(131조2700억원)를 조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목표를 달성하면 지난 6월 스페이스X가 세운 IPO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스페이스X의 당시 조달액은 로이터통신이 750억달러, AP통신이 860억달러로 각각 전했다.

앤트로픽의 상장은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공동 주관하며 20개 은행이 추가로 인수단에 참여한다. 모건스탠리는 상장 초기 주가 안정을 담당한다. 앤트로픽은 최첨단 AI 모델 개발 전문기업 가운데 오픈AI보다 먼저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오픈AI의 상장은 내년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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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 뉴욕증권거래소(NYSE) 거래장 내 화면에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의 기업공개(IPO) 관련 뉴스가 표시돼 있다./로이터·연합
◇ 앤트로픽 상반기 매출 162억9000만달러·14배 급증…순손실 807억4800만달러

신고서에 따르면 앤트로픽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162억9000만달러(21조3839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약 14배인 162억9000만달러(1조5227억원)를 기록했다. 연간 매출도 2023년 4100만달러(538억원), 2024년 3억8600만달러(5067억원), 지난해 45억9000만달러(6조253억원)로 급증했다.

상반기 순손실은 807억4800만달러(105조9979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약 724억달러(95조395억원)는 전환사채(CB) 등의 공정가치 변동에 따른 비현금성 평가비용이었다. 영업손실은 6억9300만달러(9097억원)로 지난해 상반기 21억4000만달러(2조8092억원)에서 줄었다. 조정 영업이익은 16억1800만달러(2조1239억원)를 기록하며 흑자로 전환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해 1분기 매출 1달러당 2.50달러를 웃돌던 컴퓨팅·인프라 비용이 올해 2분기 50센트 미만으로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앤트로픽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 10억달러(1조3127억원)와 영업이익률 8%를 기록했다. 다만 회사는 컴퓨팅 투자 시점에 따라 실적이 크게 변동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6월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1120억달러(147조224억원)였다.

앤트로픽 CEO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가 2025년 1월 23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 인공지능(AI) 세션에서 연설하고 있다./AFP·연합
◇ 앤트로픽 기업 고객 1만1900곳…유료 AI 구독 기업 비중 오픈AI 추월

매출 급증의 중심에는 기업 고객이 있다. 앤트로픽은 9월 말까지 12개월간 AI 모델 '클로드(Claude)'에 10만달러(1억3127만원) 이상을 지출한 고객이 1만1900곳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100만달러(13억1270만원) 이상을 지출한 고객은 1900곳, 1000만달러(131억2700만원) 이상은 약 250곳이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 선정 500대 기업의 절반 이상과 글로벌 2000대 기업의 30% 이상이 연간 10만달러 이상을 지출하는 고객이라고 로이터가 전했다.

올해 상반기 사용량에 따라 요금을 지불하는 사용량 기반 매출(consumption-based revenue)은 131억달러(17조1964억원)로 전체 매출의 약 80%를 차지했다. 기업 지출 분석업체 램프의 AI 지수에 따르면 유료 AI 서비스를 구독하는 미국 기업 가운데 앤트로픽 서비스 가입 비율은 43.8%로 오픈AI의 40.6%를 웃돌았다. 이는 전체 기업의 시장점유율이 아니라 유료 구독 기업 가운데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율이다. 10월 11일로 끝난 주간의 AI 토큰 지출에서도 앤트로픽은 60.1%를 차지했다.

다만 상위 고객 5곳이 올해 1~9월 매출의 25%를 차지해 고객 집중 위험은 남아 있다. 앤트로픽도 시장 성숙과 경쟁 심화, AI 안전성 확보에 따른 모델 출시 제한으로 과거와 같은 고성장을 지속하지 못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올해 3분기 매출은 168억달러(22조534억원)로 전분기보다 45% 증가했지만, 2분기의 전분기 대비 증가율 141%에는 못 미쳤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트럼프 SI 서밋
마이크 존슨 미국 하원의장(뒷줄 왼쪽 다섯번째),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두번째),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앞줄 왼쪽),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AI 창립자 겸 CEO(앞줄 오른쪽 두번째), 젠슨 황 엔비디아 사장 겸 CEO(앞줄 왼쪽 두번째), 그레그 브록만 오픈AI 사장(뒷줄 왼쪽 네번째),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앞줄 오른쪽), 리사 수 AMD CEO(뒷줄 오른쪽 네번째) 등이 9월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앞줄 가운데)이 주최한 기술기업 지도자 오찬에 참석하고 있다./로이터·연합
◇ 컴퓨팅 계약·구매 계획 최대 8070억달러…아마존·구글, 투자자이자 공급업체

앤트로픽은 컴퓨팅 자원을 사업의 '핵심 투입물(the critical input)'로 규정했다. 향후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클라우드 컴퓨팅 확보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로이터는 8개 안팎의 파트너와 체결한 컴퓨팅 지출 약정이 6000억달러를 넘는다고 전했다. FT는 계약 상한액과 추가 구매 계획을 포함해 8000억달러 이상으로, NYT는 최대 8070억달러로 각각 집계했다.

FT의 세부 자료에 따르면 브로드컴과의 계약은 5년간 1612억달러(211조6072억원)로 가장 크다. 이어 스페이스X의 AI 사업 관련 계약 1205억달러, 구글 1145억달러, 아마존 1100억달러, 마이크로소프트(MS) 449억달러, 엔스케일 446억달러, 람다 413억달러, AMD 200억달러 순이다. 이들 8개 계약 금액의 합계는 6570억달러다. 2028년부터 추진할 최대 1500억달러 규모의 구글 텐서처리장치(TPU) 추가 구매 계획까지 합하면 총 8070억달러다.

다만 일부 금액은 계약 상한액이거나 향후 구매 구상으로 전액이 확정 지출은 아니다. 스페이스XAI 관련 계약은 초기 기간 이후 일정 조건에서 해지할 수도 있다. 일부 계약에는 실제 사용량과 무관하게 대금을 지급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주요 공급업체인 아마존과 구글은 앤트로픽의 핵심 투자자이기도 하다. 아마존은 최소 130억달러(17조651억원)를 투자했고, 최대 200억달러를 추가 투자하기로 했다. 구글도 최대 400억달러의 투자를 약속했다. 앤트로픽은 이런 투자·공급 관계가 이해충돌과 컴퓨팅 자원 확보의 불확실성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창업자들은 막대한 투자가 "언뜻 무책임할 정도로 커 보일 수 있다"면서도 자신들의 접근을 '대담하지만 합리적(bold but sane)'이라고 설명했다.

앤트로픽 IPO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기업공개(IPO) 증권신고서(S-1) 일부 캡처.
◇ 신고서 90여쪽 '위험 요인'…AI 재앙·HBM 3사·TSMC 의존·미국 정부 갈등 경고

앤트로픽은 증권신고서의 약 4분의 1을 위험 요인 공시에 할애했다. FT는 관련 분량을 92쪽으로 집계하며 스페이스X의 약 3배라고 분석했다.

앤트로픽은 고도로 발달한 AI 시스템이 오용되거나 복제·무기화되거나 높은 수준의 자율성으로 운영될 경우 인류에 '재앙적 또는 실존적 위험(catastrophic or existential risks)'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AI 모델이 작동 중단에 저항하거나 정보를 은폐·조작하는 자기보존적 행동을 보일 가능성도 적시했다. 협박에 가까운 결과물을 생성하거나 악의적 행위자의 화학·생물학·방사능·핵(CBRN) 무기 개발에 악용될 위험도 포함됐다.

앤트로픽은 이러한 재앙적 사고의 손해배상 책임이 커 단일 보험사는 물론 보험업계 전체가 위험을 인수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FT는 앤트로픽의 공시에서 부정적 표현과 재무 제약 관련 단어가 일반적인 미국 기술기업의 상장 서류보다 자주 등장한다고 분석했다.

반면 앤트로픽은 적절한 안전장치와 인간의 감독 아래 개발·운용되는 AI가 암·알츠하이머·심장병 등의 치료와 과학적 발견을 가속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수십 년 걸릴 과학적 발전을 수년으로 압축할 가능성도 제시했다.

반도체 공급망과 지정학적 위험도 구체적으로 공개됐다. 앤트로픽은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3사에 집중돼 있고, 첨단 AI 가속기 제조도 대만 TSMC에 크게 의존한다고 지적했다. 수출입 통제와 관세, 양안 군사 충돌, 자연재해가 첨단 반도체 확보에 차질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전력망 부족과 냉각수 확보 문제, 데이터센터 건설에 대한 지역사회 반발도 위험 요인에 포함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의 갈등도 사업 위험으로 명시했다. 미국 국방부(전쟁부)가 앤트로픽을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한 이후 벌어진 별도 소송에서 캘리포니아 법원은 앤트로픽에, 워싱턴 D.C. 법원은 정부에 유리한 판단을 내렸으며 양측은 항소했다고 AP가 전했다. 앤트로픽은 정부기관과의 계약에서 발생하는 매출이 전체 매출의 약 1%에 불과하지만, 정부와의 갈등이 민간 고객 수요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창업자 의결권 50.1%·신탁 이사 과반 선임…기업가치 기대치 1조5000억달러 안팎

이번 상장 절차에서는 독특한 지배구조도 공개됐다. 공동창업자 7명은 별도 법인 '파운더 LLC'가 보유한 F형(클래스 F) 주식 한 주를 통해 주요 주주총회 안건에서 의결권 50.1%를 행사하도록 설계했다.

별도의 장기이익신탁(Long-Term Benefit Trust·LTBT)은 이사 7명 중 4명을 선임·해임할 권한을 보유한다. 수탁자에는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과 크리스토퍼 스텁스 하버드대 교수가 포함됐다. 다만 신탁의 네 번째 이사 선임·해임 권한에는 다니엘라 아모데이 공동창업자가 참여하는 이사회 지명위원회의 동의 조건이 붙는다.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와 다니엘라 아모데이 사장은 신탁의 해임 권한에서도 제외된다.

FT는 이러한 구조가 일반 주주에게 사실상 회사 경영에 대한 통제권을 주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앤트로픽 창업자들은 주주 이익과 공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과정에서 회사의 결정이 투자자들의 기대와 다를 수 있다고 밝혔다.

상장 기업가치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도 낮아지고 있다. 일부 투자자가 적정 기업가치를 1조4000억~1조5000억달러로 평가하는 반면 1조7500억달러도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이는 최대 2조달러의 상장 목표보다 낮은 수준이다.

르네상스 캐피털의 맷 케네디 수석전략가는 몇 달 전만 해도 투자자들이 AI 기업의 가치 평가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지만, 앤트로픽은 올해 여름보다 훨씬 어려워진 IPO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업공개 전문기관 IPOX의 루카스 뮐바우어 연구원은 앤트로픽의 IPO가 선도적인 AI 개발기업의 가치 평가 기준을 정하고 후속 상장과 AI 인프라 투자기업에 대한 신뢰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NYT도 이번 상장이 AI 서비스 수요가 막대한 칩·데이터센터·전력 투자 비용을 정당화할 수 있는지 검증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앤트로픽의 IPO 신고서가 공개된 이날 뉴욕증시에서 나스닥 종합지수는 214.04포인트(0.83%) 오른 2만6169.38에 마감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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