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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동의 우리들의 주거복지] 3기 신도시, 미래를 내다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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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10. 28.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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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동 한국주거복지포럼 상임대표
분당을 비롯해 일산, 평촌, 산본, 중동 등 이른바 수도권 1기 신도시의 건설은 번갯불에 콩 볶듯이 초스피드로 추진된 도시개발사업이다. 기자 초년병 시절에 유력 후보지를 찾아 용인 등 수도권을 헤매던 기억이 새롭다. 1989년 4월 27일 신도시 건설계획이 발표되고 불과 7개월 만인 그해 11월 26일 최초로 분당 시범단지 모델하우스가 준공, 청약에 들어갔으니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속도전이었다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발표 당일 신도시 권역 경계에는 철조망이 쳐지고 초소가 생겨났으며 지장물 등 보상에 필요한 조사가 일사천리로 이뤄지면서 대규모 농민 시위, 음독자살 사건 등 토지 소유주들의 저항도 컸다.

하지만 정부의 공급 절벽 대응 속도전에 소리 없는 아우성에 불과했다. 대통령 직속의 신도시기획단이 신설되고 당시 건설부 및 한국토지공사(현재의 LH), 지자체가 공동으로 현지 사업단을 꾸려 민원에 대응하는 등 행정력 역시 총동원되었다.

자고 나면 아파트 가격이 뛰던 시절이어서 행정이 민원을 압도해도 명분이 섰던 것도 사실이다. 건설부 장관이 분양가 자율화를 거론했다가 하루아침에 날아가는 판에 신도시 건설과 주택공급을 가로막는 장벽에는 거침이 없었다. 분당 신도시가 2년 6개월 만에 완공된 데 이어 수도권 1기 신도시가 불과 7년 만인 1995년 마무리된 것은 기적 같은 일이다. 단기 건설로 베드타운화, 교통난, 아파트 부실, 국가 경제 주름 등 흠도 많았지만, 한국인의 성격과 역동성이 돋보인 대작으로 수도권 2기 신도시 건설은 물론 개도국 등 세계 무대에 신도시 건설을 수출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이는 현재 건설 중인 3기 신도시 건설과 많은 점에서 참고할 만하다. 지난 2018년 말 발표된 인천 계양, 고양 창릉, 부천 대장, 하남 교산, 남양주 왕숙 등 6개 지구에 총 19만3000가구를 건설하는 3기 신도시 사업은 발표된 지 무려 8년이 지났지만, 올 입주 물량은 불과 1300가구에 불과하다. 보상 등이 마무리되지 않아 신도시별로 1~4년 지연되고 있다. 군작전을 방불케 한 1기 신도시와는 여러 가지 면에서 환경과 분위기가 다르나 사업추진이 너무 늦은 것만은 사실이다.

절차적 병목 요인과 대외변수를 혁신적으로 개선할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 예컨대 토지수용 과정에서 보상액 산정을 놓고 빚어진 소송전을 조기에 매듭지을 법적, 제도적 기간 단축은 물론 이를 조기 해결 짓기 위한 관계기관 협의체 구성도 검토해 볼 만하다. 수년째 계속되고 있는 문화재 조사 및 발굴로 사업 추진이 지연되고 건설 원가가 상승하는 부작용 해소를 위해 특별 예산 편성 및 인력 보강 역시 필요하다.

민간 업체의 참여 기피 현상도 해소해야 할 과제다. 특히 건설자재 및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사업성이 악화하자 입찰 기피, 유찰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를 위해 건설단가 재산정 및 탄력적 업체 컨소시엄 구성, 참여 시 인센티브 등 다양한 유인책 마련도 절실하다. 특별히 신도시 건설의 주체인 한국토지주택공사의 분사에 따른 조직 안정도 절대 필요하다.

고무줄처럼 변경되고 있는 단지계획 역시 3기 신도시의 위상을 떨어뜨리고 수요층의 관심에서 멀어지게 할 공산이 크다. 우선 신도시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 요소인 용적률을 당초 205%에서 300%로 올려 3만8000가구를 추가로 공급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으나 인구밀도 등의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주택을 추가로 많이 공급한다는 것은 공급절벽 해소 차원에 큰 도움이 될 것이나 향후 인구 감소와 미래 도시의 품질확보에는 치명적이다. 더구나 미확정상태인 임대와 분양주택의 비율 역시 단지계획에 중요한 요건이기 때문에 조기 확정이 필요하다.

2030년을 바라보는 도시 및 주택단지는 고밀도화된 콩나물 단지가 아니라 포근한 휴먼스케일의 공간으로 주거 서비스가 동시에 갖춰진 고품질 신도시다. 더구나 서울, 수도권에서 기존 주택단지의 정비사업이 활성화되고 있는 만큼 주택수요는 도심권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자칫 3기 신도시 건설이 미분양 등으로 유령 도시화할 개연성도 없지 않다.

차별화된 단지 조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주거와 상업, 문화 시설이 흩어져 있는 면(面)적 개발보다 이들이 복합화된 점(点)적 복합개발 패턴의 현대 도시건설 흐름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

아울러 단지 내에 노인과 어린이의 요양 및 돌봄 공간을 확보해 '요람에서 무덤까지' 거주 단지에서 해결하는 매력을 제공, 삶의 질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이는 도심 주택 수요를 외곽으로 유도하는 데에도 큰 효과가 있을 것이며 3기 신도시 성공 여부와도 밀접하다.

더구나 서둘다 보면 1, 2기 신도시의 고질적 문제인 선(先)개발, 후(後)계획 형태의 신도시가 될 공산도 없지 않다. 유럽의 선진 신도시들처럼 교통망을 먼저 마련한 후 단지가 들어서는 방식은 못 따라가더라도 아파트 입주와 동시에 인프라가 갖추어져 입주 불편이 생기지 않길 기대해 본다.

장용동 {한국주거복지 포럼 상임대표)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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