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로 드레스부터 초고속 촬영 장비까지
30만 점 패션 아카이브…해외 전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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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 강서구 이랜드글로벌R&D센터에서 서영희 이랜드뮤지엄 총괄 디렉터는 30여 년간 수집해 온 소장품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처음 공개된 지하 수장고에는 할리우드 스타 마릴린 먼로가 영화에서 입었던 드레스부터 대형 여행가방까지 시대를 넘나드는 소장품들이 자리했다. 전 세계에 단 2대만 제작됐다는 영화 촬영용 초고속 카메라와 약 30만 점의 의류를 보관한 패션 아카이브도 눈길을 끌었다.
이랜드그룹은 이날 R&D센터 1층에서 기네스 세계기록 공식 인증식을 열고 지하 1~2층에 마련된 이랜드뮤지엄 아카이브를 공개했다. 여행가방 7816점과 북엔드 4674점이 각각 세계 최대 컬렉션 부문에서 기네스 세계기록에 올랐다. 이랜드가 1995년부터 수집한 패션·엔터테인먼트·스포츠·예술 분야의 소장품은 100만 점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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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영화 촬영에 활용된 초고속 카메라도 만날 수 있었다. 이랜드 측에 따르면 '디스타비전 하이스피드 1'은 전 세계에서 단 2대만 제작된 장비로, 1956년 영화 '십계'와 1977년 영화 '스타워즈'의 특수효과 장면을 촬영하는 데 사용됐다.
이날 기네스 세계기록 인증을 받은 여행가방 컬렉션에서는 교통수단의 발달에 따라 변화해 온 가방의 모습도 살펴볼 수 있었다. 마차가 주요 이동수단이던 시절 비와 눈이 흘러내리도록 윗부분을 둥글게 만든 돔형 트렁크부터 철도와 여객선의 등장으로 여러 개를 쌓기 쉬운 평평한 트렁크와 옷걸이·서랍을 갖춘 대형 트렁크, 항공 여행의 대중화와 함께 등장한 바퀴 달린 캐리어까지 시대별로 전시돼 있었다. 서 디렉터는 "여행가방은 단순히 짐을 보관하는 도구가 아니라 그 시대상을 담은 작은 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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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가장 눈길을 끈 곳은 실제 디자이너들이 이용하는 4000평 규모의 패션 아카이브였다. 넥타이와 코트, 패딩, 재킷, 점퍼 등 약 30만 점의 의류 샘플과 1만5000점의 패턴 자료가 종류별로 정리돼 있었다. 이곳은 스파오와 미쏘, 뉴발란스 등 이랜드 관련 브랜드 디자이너들이 시즌 상품을 기획할 때 참고하는 '의류 도서관'이다. 개별 샘플에는 관리용 라벨이 부착돼 있었으며, 대여 시스템을 통해 누가 어떤 자료를 빌렸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서 디렉터는 "의류는 소재 특성상 보존과 관리가 까다로운 소장품이지만, 패션기업인 만큼 특별히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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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품 확보에는 국제 경매뿐 아니라 미국의 '에스테이트 세일(Estate Sale)'도 활용하고 있다. 에스테이트 세일은 개인이 사망하거나 재산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유품과 소장품 등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서 디렉터에 따르면 대중문화 소장품 수집과 패션 아카이브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이 각각 10명 안팎으로 구성돼 있다.
수집품은 그룹 사업에도 활용된다. 외식 브랜드 애슐리가 대표적이다. 애슐리라는 이름은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등장인물 애슐리 윌크스에서 유래했다. 이랜드는 영화 관련 소장품을 일부 매장에 전시해 브랜드의 탄생 배경을 고객에게 알리고 있다. 한우석 이랜드뮤지엄 대표는 "수집한 소장품을 계열사 브랜드의 역사와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외 전시를 통해 소장품을 선보이는 활동도 이어지고 있다. 이랜드뮤지엄은 2020년 이후 25회 이상 전시를 개최했으며, 최근 3년간 누적 관람객은 110만 명을 넘어섰다. 영국 빅토리아 앤드 앨버트(V&A) 뮤지엄과 루이비통, 미국 LA 아카데미 뮤지엄 등에도 소장품을 대여해 왔다.
이랜드는 이번 여행가방과 북엔드 인증을 계기로 최대 30개 부문의 기네스 세계기록에 도전할 계획이다. 약 2000점의 타자기 컬렉션과 패션 아카이브 등도 추가 도전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다. 앞으로 소장품을 순차적으로 공개하는 한편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전시 거점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한우석 대표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소장품을 전시하고 문화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는 거점을 마련하고 싶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