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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은 묶고 노동은 갈아 넣고…직장인 72% “포괄임금제 금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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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승인 : 2026. 11. 01.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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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에 자정 퇴근·주말 업무까지…추가 수당은 '0원'
직장인 30.7% 초과근로수당 전부 못 받아
수당 미지급 이유 1위 '포괄임금제' 38.4%
직장갑질 119 "공짜 야근 근절 위해 법으로 금지해야"
직장인 71.7%, 포괄임금제 금지 찬성
AI 생성 이미지
"편집이 늦게 끝나면 자정을 넘겨 퇴근하는 날도 많아요. 지하철이 끊겨 택시를 타고 집에 가지만 야근수당은커녕 교통비도 따로 나오지 않습니다."

영상 제작사에 근무하는 김모씨(25)에게 야근은 일상이 된 지 오래다. 잦은 촬영과 영상 편집 작업으로 퇴근 시간이 자정을 넘기는 일도 부지기수다. 잦은 촬영과 영상 편집 작업으로 퇴근 시간이 자정을 넘기기 일쑤지만 추가 근무에 따른 수당은 받지 못하고 있다. 회사가 포괄임금제를 적용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온라인 광고대행사에 다니는 장모씨(29)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광고주의 업무 연락은 퇴근 이후는 물론 주말에도 이어진다. 근무시간 밖에서도 수시로 업무에 대응해야 하지만 회사는 이를 별도 근로시간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장씨 역시 포괄임금제를 적용받고 있다.

직장인 10명 중 7명이 포괄임금제를 금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괄임금제가 실제 근무시간에 따른 정당한 보상을 가로막고 이른바 '공짜 야근'을 부추긴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초과근로수당을 제대로 받지 못한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포괄임금제가 수당 미지급의 가장 큰 이유로 꼽혔다.

1일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9월 1일부터 7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1.7%가 포괄임금제 금지에 동의한다고 답했다. '매우 동의한다'는 21.2%, '동의하는 편이다'는 50.5%였다. 반면 금지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28.3%에 그쳤다.

포괄임금제는 연장·야간·휴일근로에 따른 수당을 실제 근로시간에 맞춰 매번 산정하는 대신 일정 금액을 미리 정해 임금에 포함하거나 별도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다만 약정한 수당보다 실제 근로시간에 따른 법정수당이 많을 경우 차액을 지급해야 한다. 문제는 일부 사업장에서 포괄임금제를 추가 수당 지급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30.7%는 연장·야간·휴일근로에 따른 가산임금을 실제 일한 시간만큼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들에게 수당 미지급 방식을 물은 결과 '포괄임금제 실시'가 38.4%로 가장 많았다. 추가 근로에 대한 보상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응답자를 대상으로 포괄임금제로 정해진 시간을 초과해 일할 경우 추가 수당을 받는지 물은 결과 69.1%가 받지 못한다고 답했다. 추가 수당을 받는다는 응답은 8.5%에 불과했다.

정부도 포괄임금제 오남용을 막기 위한 대책을 내놨지만 현장의 임금 미지급 관행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4월 '공짜 노동 근절을 위한 포괄임금 오남용 방지 지도 지침'을 마련했다. 포괄임금 약정을 체결했더라도 실제 근로시간에 따른 법정수당이 약정 금액보다 많다면 차액을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그러나 포괄임금제 자체를 금지하는 입법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직장갑질 119는 행정지도만으로는 초과근로수당 미지급 관행을 근절하기 어렵다며 근로기준법에 포괄임금제 금지를 명문화하고 사용자의 근로시간 기록·임금 지급 의무를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은하 직장갑질 119 노무사는 "포괄임금제가 초과근로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저해하고 이른바 '공짜 야근'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포괄임금제를 금지하고 실제 근로시간에 따라 임금을 산정·지급하도록 법적 근거를 명확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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