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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장서 가족과 나눈 대화도 녹음…원치 않아도 예외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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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소영 기자

승인 : 2026. 11. 01.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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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견 녹음 조항에 보존 기간·열람 승인·삭제 방식 별도 규정 없어
녹음자료 유치장 PC에 보관…별도 보안 프로그램으로 접근 통제
유리 너머의 면회 기록실
본 이미지는 AI 로 생성된 이미지입니다.
경찰이 피의자 신분으로 유치장에 수용된 사람과 가족·지인의 면회 대화를 녹음하고 있다. 경찰관 입회 없이 접견할 수 있도록 면회 환경을 개선한다는 취지지만 사건과 무관한 사적 대화까지 녹음 대상에 포함되면서 녹음자료의 관리와 활용 범위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28일 경찰청과 국가법령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6월 3일 개정된 '피의자 유치 및 호송 규칙'의 접견 녹음 관련 조항이 올해 10월 1일부터 시행됐다. 개정 규칙은 피의자 신분의 유치인이 변호인이 아닌 사람과 접견할 경우 대화 내용을 녹음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가족·친척·지인과 나누는 일반 접견이 녹음 대상에 포함된다. 다만 구류·감치 등으로 입감된 피의자 신분이 아닌 유치인은 제외되며 변호인이나 변호인이 되려는 사람과의 접견은 녹음하거나 청취할 수 없다.

현재 전국 108개 유치장 가운데 신축 공사 등으로 운영하지 않는 2곳을 제외한 106곳에서 녹음장비를 운영하고 있다. 경찰은 접견 전 유치인과 방문자에게 녹음 사실을 고지하고 있다. 녹음하는 경우 경찰관이 접견 장소에 입회하지 않을 수 있다.

문제는 접견 당사자가 녹음을 원하지 않더라도 개별적인 녹음 제외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가족과 사적인 대화를 나누려면 녹음을 감수해야 하는 구조인 셈이다.

녹음자료의 관리 기준도 쟁점이다. 접견 과정에서는 사건과 관계없는 가족의 건강 상태나 경제적 사정, 개인정보 등이 수집될 수 있다. 그러나 개정 규칙의 접견 녹음 관련 조항에는 녹음 대상과 사전 고지, 장비 점검 의무만 명시돼 있을 뿐 구체적인 보존 기간과 열람 승인 절차, 삭제 방식은 별도로 규정돼 있지 않다.

실제 유치장 면회 녹음자료가 수사에 활용된 사례도 있다. 지난 7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팀은 여고생 살해 사건 피의자와 현직 경찰관인 아버지가 유치장에서 나눈 대화의 녹음파일을 확보해 분석했다. 다만 이는 개정 규칙 시행 이전의 사례다.

경찰은 교정시설의 접견 녹음제도를 참고해 제도를 도입했다는 입장이다. 다만 교정시설은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제41조에 증거인멸 우려나 시설 안전·질서유지 등 녹음 사유를 규정하고 있다는 차이가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녹음자료는 유치장 내 PC에 저장하고 별도 보안 프로그램으로 접근을 통제하고 있으며 법원이나 수사기관의 요청에 따라 제공될 수 있다"며 "교정시설에서도 미결수용자의 면회 내용을 전반적으로 녹음하고 있고 선별적인 녹음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측면이 있다. 관련 법령과 판례 등을 근거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설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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