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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한진 향한 호반의 집요한 시선…조원태, 흔들림 없는 경영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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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라 기자

승인 : 2026. 11. 03.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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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B747-8i 항공기
대한항공 B747-8i 항공기./대한항공
호반그룹이 또 한진칼 지분을 사들였습니다. 2022년 한진칼 2대 주주로 올라선 이후 약 4년간 꾸준히 지분을 늘리더니, 최근에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을 넘어 최대주주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업계에선 여러 해석이 나옵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주가 상승의 과실일까요, 아니면 대한항공의 조종간일까요.

호반 측은 '단순 투자'라며 선을 긋고 있습니다. 실제 과거 사모펀드 KCGI로부터 한진칼 지분을 사들인 이후 주가 상승에 따른 상당한 평가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됩니다.

재계에서는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의 오래된 꿈이 '항공사 소유'라는 설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호반의 항공산업을 향한 구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앞서 2015년 아시아나항공의 모회사였던 금호산업 인수전에 뛰어든 전력이 있는데요. 당시 호남을 대표하던 금호아시아나가 쇠락의 길을 걷자, 신흥 강자로 떠오른 호반이 그 위상을 이어받으려 한다는 해석도 나왔습니다.

결국 아시아나항공이 한진그룹의 품에 안기자 호남의 시선은 그 지주회사인 '한진칼'로 향했습니다. 2022년 KCGI의 한진칼 지분 17.43%를 인수한 이후 지금까지 지분을 꾸준히 늘려온 것입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으로서는 달갑지 않은 승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어깨에는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미래를 얹고 경영권까지 방어해야 하는 진퇴양난의 상황인데요.

대한항공은 오는 12월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을 통해 글로벌 대형 항공사로 거듭날 준비에 한창입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시장에서 세계 유수의 항공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절박함이 엿보입니다.

여기에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등 저비용항공사(LCC) 3사의 통합도 예정돼 있습니다.

적재적소에 투자하고 조직을 정비하는 데 온 신경을 쏟아도 모자랄 판입니다. 대한항공이 공시한 2039년까지의 신규 항공기 도입 관련 향후 투자 예정액만 약 123조원에 달합니다.

항공업계로서도 달가운 상황은 아닙니다. 항공업은 유가와 환율부터 안전관리, 국제 항공 규제, 노사관계까지 고려해야 할 변수가 수두룩한 산업입니다.

호기롭게 항공사를 인수했다가 업황 악화의 직격탄을 맞고 고전한 기업도 적지 않습니다. 하물며 건설업을 주력으로 성장해 대형 항공사를 직접 운영한 경험이 없는 호반그룹이라면 걱정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국내 유일의 대형항공사(FSC)가 될 대한항공이 흔들린다면 그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가장 우려되는 시나리오는 호반이 두 대형 항공사와 LCC 3사의 통합을 마친 한진그룹의 경영권을 가져가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당장은 조 회장 측의 우호지분이 버티고 있지만 산업은행이 변수입니다. 산업은행은 2020년 항공사 통합을 지원하기 위해 한진칼에 투자했으며, 통합 이후 보유 지분 10.58%를 매각할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지난 3월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에 반대표를 던진 국민연금의 향후 선택도 주목할 대목입니다.

항공사를 소유하는 것은 오랜 꿈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최대 항공사의 미래를 책임지는 일은 꿈만으로 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지분은 돈으로 살 수 있어도 항공사를 이끌 전문성까지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글로벌 시장을 향해 이륙해야 할 통합 대한항공에 경영권 분쟁의 먹구름까지 드리우는 것은 아닌지, 업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김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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