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LG전자도 자체 그룹 기획 나서
제품 특징·브랜드 메시지 음악에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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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업계에 따르면 무알코올 음료 카스 올제로는 자체 기획한 4인조 인공지능(AI) 가상 아이돌 그룹 '3pm'을 선보였다. 오비맥주에 따르면 주류업계에서 자체 기획한 AI 가상 아이돌을 선보인 첫 사례다. 카스 올제로는 제품의 특징을 직접 설명하는 대신 음악과 캐릭터에 브랜드 메시지를 담았다. 특히 소비자가 음료를 마시는 시간과 장소를 넓혀온 기존 마케팅을 음악 콘텐츠로 확장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그룹명 '3pm'에는 이러한 전략이 담겼다. 점심 식사 이후 나른함이 찾아오는 오후 3시에서 이름을 따왔다. 특정 시간이나 상황에 한정하지 않고 일상에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무알코올 음료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멤버 설정에도 제품의 특징을 반영했다. 알코올·칼로리·당류·글루텐이 없는 '4무(無)' 콘셉트에 맞춰 네 멤버를 각각 해당 요소와 연결했다. 리더 겸 메인 댄서 클로하는 알코올, 서브 보컬 루넷은 글루텐, 메인 보컬 로세리아는 칼로리, 메인 래퍼 에스거는 당류에서 이름을 따왔다. 제품의 특징을 아이돌의 세계관으로 풀어낸 셈이다.
음원 공개 방식에서도 소비자가 브랜드를 접하는 상황을 고려했다. 카스 올제로는 일반 음원 플랫폼 대신 모빌리티 라이프 인공지능 전환(AX) 전문기업 오비고가 운영하는 차량 특화 AI 오디오 플랫폼 '픽클'을 첫 공개 채널로 선택했다. 이동 중 음악을 듣는 시간에도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접하도록 하기 위한 선택이다.
지난달 23일 타이틀곡 '3pm'과 '드라이브 미 올 제로(Drive Me All ZERO)'를 시작으로 30일 'ZEROOOO%'를 공개했으며, 오는 6일에는 '새로고침(F5)'을 선보일 예정이다.
카스 올제로의 이번 시도는 기존 마케팅과도 맞닿아 있다. 앞서 오후 시간대 직장인을 대상으로 '3PM 올제로 브레이크' 오피스 샘플링을 진행하고 추석 연휴에는 세차장에서 제품 체험 행사를 열었다. 직장인의 오후 휴식 시간과 세차장에 이어 차량 내 음악 청취까지 소비자가 브랜드를 접하는 상황을 넓혀가는 것이다.
서혜연 오비맥주 마케팅 부사장은 "카스 올제로는 상황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상 속 다양한 순간에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선택지를 제안하고 있다"며 "이번 3pm 음원을 차량 특화 오디오 플랫폼을 통해 공개해 이동 중 음악을 듣는 순간에도 브랜드와 만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기업이 직접 아이돌을 기획해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은 금융과 가전업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삼성증권은 4인조 AI 걸그룹 '루미나'를 직접 기획했다. 금융과 투자에 대한 거리감을 줄이기 위해서다. 서로 다른 개성을 지닌 네 멤버가 하나의 스펙트럼을 완성한다는 세계관을 바탕으로, 금융업의 메시지를 K팝 콘텐츠로 풀어냈다.
루미나의 데뷔곡 '오버라이드(OVERRIDE)'에는 기존의 한계와 선입견을 넘어 스스로 미래의 가능성을 열어간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투자 상품이나 금융 지식을 직접 설명하기보다 주체적인 선택과 도전이라는 주제를 음악으로 전달한 것이다. 지난 9월 공개된 뮤직비디오는 10월 21일 유튜브 조회수 250만회를 넘어섰다. 삼성증권은 루미나를 금융교육과 광고 콘텐츠에 활용하고 후속 뮤직비디오와 숏폼 챌린지 등으로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LG전자는 지난 8월 5인조 프로젝트 그룹 '에이아이돌(AI-DOL)'을 공개했다. 올인원 세탁건조기 'AI 워시콤보'를 알리기 위한 프로젝트다. 그룹명과 달리 멤버들은 모두 실제 인물로, 아이돌 활동 경험자와 연습생 출신 등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제품 기능을 멤버별 캐릭터에 연결한 점이 특징이다. 완벽주의자 캐릭터인 '모아'에는 AI 타임센싱 기능을, 작은 부분까지 챙기는 '수아'에는 미니워시 기능을 반영했다. 음악과 안무, 비주얼에도 제품의 특성을 담았다. 지난 9월에는 음악방송에도 출연하며 실제 아이돌과 유사한 방식으로 활동을 이어갔다.
세 기업의 접근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카스 올제로는 무알코올 음료를 즐기는 일상적인 순간을 음악으로 확장했고, 삼성증권은 금융에 대한 거리감을 줄이는 데 AI 걸그룹을 활용했다. LG전자는 실제 인물로 구성된 프로젝트 그룹을 통해 제품 기능을 알렸다. 공통점은 기업이 광고 모델을 활용하는 데서 나아가 콘텐츠의 기획과 제작에 직접 참여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소비자에게 제품의 장점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광고와는 차이가 있다. 기업이 음악과 캐릭터, 세계관을 만들고 소비자가 이를 찾아보거나 공유하는 과정에서 브랜드를 접하도록 유도한다. 다만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실제 브랜드 호감이나 제품 구매로 이어지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마케팅 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는 소비자의 관심을 끄는 것만큼 브랜드에 대한 호감으로 연결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며 "아이돌을 활용한 마케팅도 콘텐츠 자체의 완성도와 지속적인 활동이 뒷받침돼야 일회성 화제에 그치지 않고 브랜드 자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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