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가격 내려도 리스크 비용 여전
호르무즈 해협 통항량도 회복 못해
보험료·운임 급등…물류 정상화 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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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98.3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주간 기준으로는 16.9% 하락해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 4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같은 기간 13.2% 떨어졌다.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해 의회 주도권을 확보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전쟁 지속 부담이 커지고, 미국과 이란이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가 확산한 영향이다. 중동산 원유 현물 프리미엄 하락과 수요 둔화, 공급 과잉 우려도 유가를 끌어내렸다.
그러나 실제 해상 상황은 시장의 낙관론과 딴판이다. 로이터는 5일 걸프 해역에서 유조선 'MT 벨로스 사파이어'호가 미사일 공격으로 추정되는 폭발에 휘말려 선원 1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선박은 마셜제도 선적으로, 빈 배 상태에서 바레인으로 향하던 중 공격을 받았다. 선원들은 선내 화재를 진압했지만 실종됐던 선원은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사고는 호르무즈 해협 내부가 아닌 걸프 해역에서 발생했지만, 전쟁 위험이 근방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로도 읽힌다.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가 공개한 사고 기록에서도 긴장 상황은 확인된다. 5일 카타르 북쪽 해역에서는 유조선이 미확인 발사체 2발에 맞았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6일에는 오만 카사브 동쪽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가던 유조선에서 수면 아래 선체 폭발이 보고됐다. 이 사고에서 선원들은 모두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일부 선박이 허가받지 않은 항로를 이용하다 기뢰에 부딪혔다고 주장하는 등 해협 통항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도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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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 운송업계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선박의 안전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면 선주와 화주가 전쟁 위험을 감수해야 하고, 보험사 역시 이에 상응하는 추가 보험료를 요구한다. 실제 지난 7월 보험중개업체 마시(Marsh)는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의 전쟁 위험 추가 보험료가 선체 가치의 7.5~10%까지 치솟았다고 밝혔다. 9월에는 아랍에미리트 국영석유회사(ENOC) 관계자가 유조선의 화물 보험료가 화물 가치의 5~6%, 추가 전쟁 위험 비용이 화물 가치의 최대 10%에 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운송 비용은 항차당 1000만~2000만달러 수준까지 상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박 운항 비용이 높아지면 원유 가격이 내려가더라도 실제 정유업체가 부담하는 도입 비용은 쉽게 낮아지지 않는다. 선박을 구하기 어려워지고 운항 일정이 길어지면 운임과 재고 확보 비용도 함께 증가하기 때문이다. 특히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을 투입하는 장거리 운송에서는 선박 확보 경쟁 자체가 공급망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 정유업체들이 캐나다산 원유를 활용하고 장기 선박 용선 계약을 확보하면서 아시아 경쟁사보다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로이터 보도도 이런 변화 양상을 뒷받침한다.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량도 여전히 적다. 선박 위치정보(AIS)를 추적하는 해상 모니터링 자료에 따르면 11월 초 통항량은 평시 수준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선박이 위치 신호를 끄고 운항하거나 GPS 교란으로 집계에서 누락될 가능성을 감안하더라도 정상적인 상업 운항이 회복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5년 하루 평균 약 2000만배럴의 원유와 석유제품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 세계 석유 소비량의 상당 부분이 지나는 핵심 수송로인 만큼 통항 차질이 장기화할 경우 원유 수급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중동산 원유 의존도 55.6% 낮췄지만… 공급 안정성 여전히 불안
한국 역시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3~9월 국내 전체 원유 수입에서 중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55.6%로 지난해 같은 기간 70.9%보다 15.3%포인트 낮아졌다. 미국과 캐나다, 아프리카 등으로 수입선을 다변화한 결과다. 그러나 여전히 전체 원유 수입의 절반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어 걸프 해역의 물류 불안이 장기화하면 국내 정유업계의 원료 조달 비용과 공급 안정성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국제유가의 하락세는 미·이란 전쟁 종식 가능성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 시장은 미국의 정치적 변화와 종전 가능성을 유류비에 먼저 반영했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유류비가 결정되는 선박 운항과 보험료, 원유 수송망은 여전한 군사적 위험으로 불안정하다. 혹여나 종전 협상이 급진전하고 일상을 되찾더라도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통항과 선박 운항 비용의 안정을 찾기까진 추가적인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