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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AI·자동화로 다품종 생산 최적화… 1분당 라면 600개 쏟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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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연 기자

승인 : 2026. 11. 0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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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녹산공장
연간 최대 5억개 생산… 해외 수요 대응
생산라인 제품 전환 시간 획기적 개선
내년 신라면 툼바·로제 글로벌 출격 준비

농심이 부산 녹산 수출전문공장을 가동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부산공장에 집중됐던 수출 물량을 분산하고, 해외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단순한 생산능력 확대를 넘어 인공지능(AI)과 자동화 설비를 활용해 제품 전환시간을 단축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 5일 방문한 부산 녹산국가산업단지 내 농심 녹산 수출전문공장에서는 라면이 생산라인을 따라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봉지면 생산라인은 분당 600개 이상, 용기면은 분당 500개 수준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지난달 29일 가동을 시작한 녹산공장은 농심의 첫 국내 수출 전용 생산시설이다. 봉지면 2개, 용기면 1개 등 3개 라인에서 연간 최대 5억개의 라면을 생산할 수 있다. 향후 수요에 따라 생산라인을 최대 8개까지 늘릴 수 있는 공간도 확보했다.

전윤열 녹산공장장은 "기존에는 부산공장이 국내 판매 제품뿐 아니라 해외 수출 물량까지 상당 부분 담당해 왔다"며 "녹산 수출전문공장이 가동되면서 부산공장의 생산 부담을 나누고, 해외 수요에 맞춰 공급 물량을 보다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녹산공장 가동으로 농심의 국내 수출용 라면 생산능력은 연간 약 7억개에서 12억개로 확대됐다. 미국과 중국 현지 공장, 국내 내수용 생산시설까지 포함한 전체 생산능력은 연간 최대 62억개에 달한다. 녹산공장 생산 제품은 유럽과 일본, 호주뿐 아니라 인도와 동남아시아, 중동 등에도 공급할 계획이다.

◇생산량보다 중요한 것은 '전환 속도'…AI로 공정 효율 높여

녹산공장의 경쟁력은 생산 속도뿐 아니라 다품종 생산에 대응하는 유연성에 있다. 국가별로 선호하는 맛과 제품 형태가 달라지는 만큼 하나의 생산라인에서 여러 제품을 빠르게 전환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생산관리시스템(PMS)을 통해 작업 지시가 내려오면 설비 운전 조건이 자동으로 설정된다. 진동·전류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고장 징후를 사전에 파악하는 예지보전 시스템도 도입했다. 공장 내부에서는 자율주행로봇(AMR)이 자재를 운반하고, AI 딥러닝 기반 검사 시스템이 제품 검수를 지원한다.

특히 배합수 제조시간은 기존 115분에서 30분으로 단축됐다. 저장탱크를 병렬로 설치하고 공정을 단순화한 결과다. 포장 설비 준비시간도 원터치 부품 교체 방식으로 120분에서 30분으로 줄였다. 전 공장장은 이러한 개선을 통해 생산성이 약 17.6% 높아지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도입이 인력 감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도 나왔다. 전 공장장은 "AI를 통해 인력을 줄이는 것보다 현장 전문성을 높이고 제품 품질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비 늘려가며 확보한 증설 공간…해외 수요가 관건

농심은 향후 생산라인 증설에 대비해 공장 투자 규모를 당초 1918억원에서 2043억원으로 125억원 늘렸다. 녹산 일대 지반 특성과 추가 설비 공간 확보를 고려해 건물을 6층 규모로 설계했다. 현재 3~4층에는 면 생산라인, 5층에는 스프 생산라인이 들어서 있다.

다만 투자비 회수에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농심 관계자는 회수 기간을 약 15~20년으로 추산하면서 해외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하면 기간이 단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농심은 녹산공장을 기반으로 비국물면 시장 공략에도 나선다. 신라면 툼바와 신라면 로제에 이어 이르면 내년 1분기 새로운 볶음면 제품을 글로벌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생산능력 확대가 실제 수출 증가로 이어질지가 향후 관건이다.

조용철 농심 대표이사는 "녹산 수출전문공장은 전 세계 소비자들의 다변화된 니즈에 맞춘 제품을 신속하고 대량으로 공급할 수 있는 농심 글로벌 사업의 핵심 심장부가 될 것"이라며 "독보적인 스마트팩토리 기술력과 글로벌 전략 제품을 앞세워 2030년 해외 매출 비중 60% 이상, 전사 매출 7조3000억원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창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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