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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총수가 사랑한 인재] 현대차가 글로벌 ‘톱5’가 되기까지…정몽구 “영업이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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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록 기자

승인 : 2014. 01. 1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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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회장 스스로 영업사원 자임, 신형 제네시스 성공의 일등 공신
# 지난해 11월 26일 오후 6시. 서울 한남동 하얏트 호텔 1층 그랜드볼룸 행사장에는 그 어느 때 보다 많은 기자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일부 언론사는 2명 이상의 기자들이 출동해 각각 행사장 안과 밖을 맡기도 했다.

현장에 있는 기자들은 수시로 시간을 체크하고 출입하는 사람들과 그들의 동향을 꼼꼼히 살펴보는 등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긴장한 것은 기자들뿐만이 아니었다. 

주최 관계자들 역시 무선으로 상황을 확인하고 있었고, 매 순간 재빨리 눈동자를 굴리고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음에도 고요함이 느껴지는 묘한 상황이었다.

특수한 공간도 아님에도 이날 행사장은 여느 때와는 다른 모습을 연출하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 이유 때문일까.


◇“현대차 최고의 영업사원은 정몽구 회장”
이날 기자들이 총출동한 이유는 오후 7시 발표되는 신형 제네시스 발표회를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직접 진행한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기자들 사이에서는 정 회장의 출현은 발표내용을 떠나서 그 자체만으로도 중요한 이슈가 된다. 신차 행사에 정 회장의 출연 여부가 현대차그룹, 또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 미칠 파급력을 대변하기 때문이다.

올해 77세인 정 회장은 중요 모델의 신차발표회에는 빠짐없이 참석한다.

고령에도 불구하고 중요 행사에 직접 참석해 무게감을 실어주는 것은 정 회장만의 영업 노하우에서 비롯됐다. 

그는 “영업을 위해서는 나 자신부터 내던져라”라는 특유의 뚝심 있는 마인드도 무장했다. 실제 정 회장 자신이 모습을 드러낸 것 자체만으로 훌륭한 영업이 되기도 한다. 현대차가 짧은 시간 급속도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도 이 같은 정 회장의 영업마인드에서 파생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이 때문에 그룹 내에서는 “현대·기아차를 통틀어 가장 강력한 영업사원은 정 회장”이라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다.

정 회장이 직접 소개한 제네시스는 그날부터 자동차 업계의 최대 이슈로 부상했다. 출시 몇 일만에 사전 계약대수가 1만대를 훌쩍 넘기고, 구형 제네시스의 연 판매량을 단 한 달도 되지않은 시점에 추월해 버리는 기현상까지 나타났다.

그만의 영업마인드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독특한 영업마인드로 세계의 벽을 넘다
정 회장은 영업의 중요성을 각별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현대차가 글로벌 톱5가 될 수 있었던 이유에도 현대·기아차 영업맨들의 저돌적인 행동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2005년 정몽구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는 글로벌 경영의 원년’으로 선언한 바 있다.

당시 현대차의 기업 가치가 20조원을 넘겼다. 자동차 본고장인 미국 앨라배마에 생산 공장도 설립했다. 경차부터 대형세단까지 모든 차량에 자체개발한 엔진도 적용했다.

미래를 보고 개발을 추진 중인 수소연료전지차,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등 선진 기술에 대한 성과도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었다.

모든 제반 사항은 다 갖춰졌다. 문제는 차를 경쟁사보다 많이 판매하는 일이었다.

이 같은 과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현대차는 토요타, GM 등의 글로벌 업체랑 경쟁하는 것이 요원할 수밖에 없다.

‘한국에서의 안주가 아닌 세계로의 진출’이라는 모험을 선택한 정 회장은 곧바로 영업 강화를 위한 칼을 빼든다.

바로 차량 판매를 극대화 시킬 수 있는 ‘평생고객관리 프로그램’의 도입이다.

우선 현대·기아차는 판매기획 담당자 7명으로 구성된 특별팀을 구성했다. 특별팀의 목표는 글로벌 시장에서 바로 위에서 현대차의 벽으로 자리 잡고 있는 혼다를 앞지르기 위해서다.

정 회장은 “글로벌 톱5 자동차 회사가 되기 위해서는 경쟁사들의 장점을 무조건 흡수해야 한다”며 “혼다만의 독특한 고객관리 프로그램인 ‘LLC(Long Life Care: 생애고객관리) 프로그램’에 대한 집중적인 사례를 연구하라”고 지시했다.

적진에 뛰어든 이들 특별 부대는 필사의 마음가짐으로 모든 정보를 취합했다. 한국에 돌아온 그들은 혼다의 방식에 한국적인 특성을 대거 반영한 현대·기아차 만의 ‘고객지원 프로그램’을 구축했다. 이 같은 고객관리 프로그램은 전 세계 현지화 돼 현대·기아차 판매망에 속속 전파시켜 나갔다.

결과는 대성공. 당시부터 현대·기아차는 ‘가난한 사람들이 찾는 차’라는 오명을 완전히 걷어 낼 수 있었다. 포드, 크라이슬러, 혼다 등 굴지의 자동차 회사들의 연간 판매량을 넘어서게 된 것도 이 시기부터였다.
영업을 강조한 현대차는 자동차의 본고장 유럽시장에서도 큰 활약을 펼치고 있다. 유럽의 한 현대차 대리점에서 현대차 영업사원이 차를 구매하기 위해 반문한 고객들과 상담을 하고 있다./제공=현대자동차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었던 비결은?
2008년 말 시작된 금융위기를 맞아 2009년 당시 미국 시장에 진출한 자동차 브랜드들은 숨을 죽이고 사태를 지켜보고만 있었다. 섣불리 나섰다가는 시범케이스로 호되게 당할 수 있는 분위기가 팽배한 시점이었다.

이 시기 미국시장에서 정 회장은 경영진들에게 강력할 마케팅을 앞세워 공격적인 영업을 해나갈 것을 주문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바로 ‘어슈어런스 프로그램’.

차를 구매한 지 1년 내에 구매자가 실직하면 보유한 차를 되사주겠다는 전무후무한 마케팅 기법이었다. 이를 앞세워 공격적인 영업에 나선 현대차는 미국 현지 ‘빅3(GM포드크라이슬러)’는 비롯한 다른 자동차 회사들이 뒷걸음을 치고 있을 때 오히려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위기를 기회로 파악한 판단이 적중하는 순간이었다.

정 회장의 모험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미국 경기 불황기에 고급차 시장에서 오히려 브랜드 이미지를 알린 것도 그중 하나다.

정 회장은 2009년 금융위기로 전 세계 자동차 업계의 불황이 심화되는 상황은 오히려 고급차 시장에서 후발업체가 진입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시기 현대차는 제네시스의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으며, 후속 펀치인 에쿠스까지 출격시키면서 고급차의 이미지를 미국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키는데 성공했다.

◇현대·기아차의 영업 강화는 현재 진행형
한편 현대차는 최근 인사를 통해 영업과 마케팅 부문 승진자의 비율도 지난해 25.6%에서 올해 26.7%로 확대했다. 글로벌 전략시장에 대한 공략과 브랜드 관리에 대한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다.

지난해 12월 데이비드 주코스키 판매 담당 부사장(55)을 현대자동차 북미 판매법인(HMA)에 을 신임 사장으로 선임한 것도 영업의 중요성이랑 무관치 않다.

주코스키 사장은 1980년 포드자동차에 입사해 줄곧 33년 동안 자동차 영업 분야에서 일한 세일즈 전문가다. 가장 중요한 시장의 수장에 영업 전문가를 영입했다는 것은 그가 얼마나 영업을 생각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 현대차는 국내 시장에서 판매량 감소라는 뜻밖의 악재를 만나고 있다. 자동차 전문가들이 “올해 현대기아차는 공격적인 영업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도 이 같은 상황에 기인한다.

많은 사람들이 정 회장이 직접 나서 위기를 기회로 변화시키는 모맨텀을 반드시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성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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