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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뇌물 혐의 인정…박근혜-최순실 중형 선고 가능성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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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진 기자

승인 : 2017. 08. 25.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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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징역 5년 선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뒤 구치소로 이동하는 호송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송의주 기자songuijoo@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구소기소)에 대해 법원이 뇌물공여 혐의를 인정함에 따라 해당 판결에서 뇌물을 수수한 주체로 인정된 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기소)과 최순실씨(61·구속기소)에게도 중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는 25일 이 부회장에게 뇌물공여, 특경가법상 횡령 및 재산국외도피 등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이번 재판에서 무엇보다 관심을 끌었던 건 과연 뇌물죄가 인정될 것인지였다.

박 전 대통령에게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위한 계열사 간 합병 등 ‘부정한 청탁’을 했다고 인정할 수 있을 것인지, 박 전 대통령과 최씨를 ‘경제적 공동체’로 보거나 둘 사이의 공모관계 성립을 인정할 것인지 등 뇌물죄 성립을 위한 요건들에 대해 법조계 내에서도 의견이 갈렸기 때문이다.

우선 부정한 청탁과 관련 재판부는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의 개별 현안에 대해 명시적으로나 묵시적 청탁을 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 건 역시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이 독대를 한 2015년 7월 25일경에는 이미 국민연금공단이 주주총회에서 합병에 찬성하는 의결권을 행사한 이후였고, 삼성그룹 관련 말씀자료나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수첩에 적힌 내용만으로는 ‘청탁’의 실체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반면 재판부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이나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 등 개별 현안들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삼성전자나 삼성생명에 대한 지배력 확보에 유리하게 작용했고, 이 부회장의 ‘승계작업’이라는 포괄적 현안으로 추진됐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리고 이 부회장 등이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승마를 지원한 행위와,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를 지원한 행위는 이 같은 포괄적 현안 해결과의 대가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결국 ‘승계작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한 묵시적인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고 본 것이다.

다음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공범관계에 대해 재판부는 ‘승마 지원’ 부분에 대해서는 형법 33조 본문에 따라 30조의 공동정범 성립을 인정, 단순수뢰죄를 적용했다.

33조 본문은 공무원의 신분이 없는 자에게도 공무원만 성립이 가능한 뇌물죄의 공동정범이나 교사범·종범 성립을 인정하는 조항이다.

즉 박 전 대통령과 최씨가 사전에 공모를 하고 범행도 역할을 분담해 수행한 이상 두 사람의 공동정범 관계가 인정돼 공무원이 아닌 최씨에게도 단순수뢰자가 성립하게 된다.

단순수뢰죄는 제3자뇌물죄와 달리 ‘부정한 청탁’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직무와 관련된 대가관계 있는 금품 혹은 재산상 이익의 수수만으로 성립된다.

재판부는 “단순수뢰죄가 성립하기 위해서 신분자인 공무원에게 뇌물이 실질적으로 귀속될 것을 필요로 한다거나, 비신분자인 공동정범이 받은 것을 신분자인 공무원이 직접 받은 것과 같이 평가할 수 있는 경제적 관계에 있을 것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박 전 대통령과 최씨가 뇌물수수죄의 공동정범이 성립되는데 두 사람의 경제적 공동체 관계가 인정될 필요가 없다는 취지다.

한편 ‘부정한 청탁’을 필수요건으로 하는 ‘제3자 뇌물공여죄’와 관련 재판부는 최씨가 실소유주인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출연은 뇌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 부회장 등이 이들 재단이 최씨의 사익을 위해 설립·운영되고 있다는 점을 알았다고 볼 근거가 없고, 출연금의 액수 역시 전경련에서 정해준 가이드라인에 따라 수동적으로 응한 것이어서 적극적 혹은 능동적 의사결정이 개입될 여지가 없었다는 이유다. 또 청와대 경제수석실의 주도로 출연이 이뤄진 만큼 강압적인 측면도 있었다고 봤다.

법원의 이 같은 판단은 이 부회장과 같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재판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두 재단에 대한 출연금에 대해서는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될 수는 있어도 출연 기업들에 대한 뇌물죄 성립은 어렵다는 이날 재판부의 판단은 다른 재판부에서도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재판부는 영재센터에 대한 지원에 대해서는 박영수 특검팀의 공소사실 전부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현행법상 뇌물을 준 사람은 뇌물을 받은 사람보다 훨씬 무겁게 처벌된다.

형법은 뇌물공여죄의 법정형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뇌물수수죄나 제3자뇌물수수죄의 법정형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로 정하고 있다.

하지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에서 수뢰액이 3000만원을 넘는 경우에 대한 가중처벌 규정을 두고 있다.

특가법 2조 1항 1호는 수뢰액이 1억원 이상일 때에는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으로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다.

때문에 이날 재판부가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최씨에게 뇌물로 줬다고 인정한 액수만 그대로 인정되더라도 박 전 대통령과 최씨는 중형 선고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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