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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전후, 어떤 규범에 얽매이기를 거부한 그는 사물의 모방이라는 형식적 제약에서 벗어나 추상으로 전환했다.
1980~1990년대 ‘곡신’ 연작부터 2000년대의 ‘적막’ ‘변화’ 연작에 이르는 작업들은 그가 지난 40여 년 간 추상에 몰두해왔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들 연작 속에 드러난 대담한 붓질과 여백, 그리고 자유로운 색채는 존재 본연의 모습을 탐색하는 작가의 오랜 수행의 흔적이다.
작가는 실존철학, 현상학, 노장사상, 한학 등 동서양을 아우르는 철학적 사유를 바탕으로 모든 만물의 근원이란 결국 아무 것도 정의되지 않은 무(無)의 상태와 다름없다는 인식에 도달했고, 이를 추상 언어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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