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원예술이 호응을 얻으면서 그림이나 조각, 설치 전시장으로만 인식되던 미술관 벽이 허물어지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도 지난해부터 서울관을 중심으로 다양한 다원예술 프로젝트를 시도 중이다. 아시아에서 작가들이 신작을 만들어 이를 세계에 선보이게끔 지원하는 ‘아시아 포커스’ 또한 이중 하나다.
올해 ‘아시아 포커스’는 국립현대미술관이 독일 캄프나겔 극장, 아랍에미리트의 아부다비 아트, 싱가포르국제예술페스티벌 등 10개 해외기관과 함께 기획한 다섯 작가 작품을 선보인다. 김성희 계원예대 교수가 감독을 맡았다.
참여작가 중 호추니엔(싱가포르)의 ‘의문의 라이텍’과 로이스 응(홍콩)의 ‘조미아의 여왕’은 아시아의 근대사를 통해 오늘을 반추한다.
호추니엔의 ‘의문의 라이텍’은 1939년부터 1946년까지 말레이시아 공산당 총서기를 지냈던 라이텍에 관한 작품이다. 프랑스, 영국, 일본의 삼중 스파이였음이 밝혀진 라이텍의 초상을 통해 탈식민화, 근대화 과정에서 계속해서 새로운 정체성을 찾아야 했던 동남아시아의 모습을 살펴본다.
로이스 응의 ‘조미아의 여왕’은 이번에 최초 공개된다. 20세기 동남아시아 무정부주의자들의 수장이자 아편 유통망을 장악했던 마약왕인 올리브 양이 피라미드 속 홀로그램으로 등장한다. 민족과 국가 정체성이 얽히고설킨 동남아시아의 미로 같은 역사에 대해 이야기한다.
|
이밖에 태양 주위를 도는 핼리 혜성 움직임과 시간을 지금 이 순간 느껴 보려는 남화연 ‘궤도연구’, 현실과 꿈, 귀신 이야기와 사적인 기억을 엮어낸 다이첸리안(중국) ‘동에서 온 보랏빛 상서로운 구름, 함곡관에 가득하네’도 감상할 수 있다.
공연인지 미술인지 장르를 엄격히 따질 필요 없이, 새로운 시각예술 방향을 제시한다는 점만 인식하면서 봐도 충분한 작품들이다.
이들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을 거쳐 외국의 공동제작 기관에서 순회공연한다.
김 교수는 27일 열린 간담회에서 “지금까지 아시아 예술 담론은 유럽에서 만들어지고 유럽인들에 의해 쓰였다”며 “‘아시아 포커스’를 통해 아시아 작가들도 스스로 목소리를 낼 기회를 얻게 됐다”고 말했다.
‘아시아 포커스’ 프로그램은 내달 3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멀티프로젝트홀과 6, 7전시실에서 선보인다. 전석 사전예약제로 운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