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1분기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 규모는 404조원대를 기록했습니다. 전년 동기(547조원대)보다 26%가량 줄어든 것이죠. 하루 매매량을 보여주는 ‘시가총액 회전율’을 들여다보면 식어버린 인기를 더욱 뚜렷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시가총액 회전율은 2009년 평균 0.79%에서 지난달 기준 0.37%로 반토막 났습니다. 그만큼 투자자 참여도가 낮았다는 뜻이겠죠. 코스닥시장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거래대금 규모가 237조원대에 그치며, 전년 동기(420조원대)보다 44%가량 급감한 겁니다.
이처럼 국내증시 거래대금 규모가 줄어든 데에는 국내 경기가 부진하다는 잿빛 우려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본격화됐습니다. 투자심리가 악화되면서 국내증시 수익성도 낮아졌죠. 국내증시 대안을 찾아 수익성이 비교적 높은 해외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급증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실제로 해외주식 거래규모는 지난해 처음으로 38조원을 돌파했고, 올 1분기 거래량도 이미 10조원을 훌쩍 넘겼습니다.
문제는 국내증시가 힘을 못 받아 수익성이 떨어지면 개미(개인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점입니다. 7일 코스피 지수도 미·중 간 무역분쟁이 다시 불거지면서 전거래일보다 19.33포인트 떨어진 2176.99로 마감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증시 동력이 약해지면 ‘큰 손’인 기관 또는 외국인의 힘이 커지면서, 개미들이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합니다. 기관이나 외국인이 한번에 공매도를 일으켜 주가가 하락하면 개미들이 투자자금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금융당국이 증시유동성 확대를 위해 주식거래 시간을 30분 연장하는 등 정책적 노력을 했지만 유명무실하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일반 대형마트 개장 시간을 30분 늘린다고 해서 매출이 크게 늘어나지 않는 것처럼, 주식시장에도 큰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며 “국내 주식시장은 기관의 영향력이 막강한 만큼 시장조성자 제도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불만도 큰 것 같다”라고 밝혔습니다.
해외로 눈돌린 개미들을 국내증시로 끌어들이기 위해선 증시 회복도 중요하지만 국내시장에 대한 신뢰가 먼저겠지요. 경기 악화 전망에 금융당국의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 특히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삼성증권의 유령주식 사태, 외국계 증권사 골드만삭스의 무차입공매도 사태 등으로 잃어버린 신뢰도 한 몫할 겁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까지 떨어진 국내증시에 활력을 줄 수 있는 현실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