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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촬영 허용해 피의자 신상 공개… 법원 “노출 방지 조치 없어 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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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중 기자

승인 : 2019. 07. 09.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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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 촬영으로 인격권 침해 주장…헌재도 위헌 판단
서울중앙지법
경찰이 언론사 촬영을 허용해 피의자의 얼굴과 실명 등 신상이 공개된다면 위법이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9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88단독 강하영 판사는 A씨와 B씨가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B씨에게 1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B씨는 보험사기를 이유로 체포된 피의자에 불과해 신상에 관한 정보공개가 허용되는 예외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담당 경찰관은 언론의 촬영 요청을 허용하지 않거나 허용하더라도 신원이 노출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 언론에서는 조사실 컴퓨터 화면에 띄워진 피의자신문조서에 기재된 실명까지 나타나게 해 B씨의 초상권 및 인격권이 침해돼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재판부는 직접 촬영대상이 아니었던 A씨의 경우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2012년 형제 사이인 A·B씨는 서울 강동경찰서에서 보험사기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B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기자단에 ‘교통사고 위장, 보험금 노린 형제 보험사기범 검거’라는 제목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어 B씨가 서울 강동경찰서 조사실에서 양손에 수갑을 찬 채 조사받는 모습을 언론이 촬영하도록 허용했다.

당시 형제는 B씨의 얼굴 등이 언론에 노출되자 인격권이 침해됐다며 경찰의 행위가 위헌이라는 헌법소원을 냈고, 헌법재판소는 2014년 위헌 판단을 내렸다.

A씨는 2016년 최종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고, B씨는 유죄가 인정돼 징역 3년 6개월형이 확정됐다.

이들 형제는 2017년 정부를 상대로 “강동서의 불법행위에 대해 A씨에게는 1000만원, B씨에게는 4000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현행법 및 경찰 직무규칙 등에 따르면 수사기관에서는 원칙적으로 공판 전에 사건 내용을 언론에 공개할 수 없다. 중요 범인을 검거했거나 국민 의혹 및 불안 해소, 유사 범죄 예방을 위해 필요한 경우에만 공개한다.

법원은 경찰 측이 이러한 직무규칙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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