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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포레 나무병원 조강제 원장 “나무 환자는 나무 의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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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기자

승인 : 2022. 04. 20. 14:23

생활 주변의 수목과 건강한 숲은 우리 삶의 동반자이고 자산
기후 변화로 병해충이 늘어나 산림이 황폐해지는 등 각종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경남 김해에서 ㈜포레 나무병원을 운영하는 일명 ‘나무 의사’ 조강제 원장을 만나 이같은 문제의 해결책을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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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레 나무병원 조강제 원장(오른쪽)이 나무에 링거를 주사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이철우 기자
-나무 의사는 어떤 일을 하나요?

“나무 의사는 나무가 아프거나 병들었을 때 진단하고 치료하는 전문 직업입니다. 개나 고양이, 소, 돼지가 아프면 수의사를 찾고, 사람이 아프면 의사 선생님을 찾듯이 나무 의사는 나무가 병과 해충으로부터 피해를 받지 않도록 미리 예방하고 아프면 직접 가서 진단하고 치료하며 관리합니다. 나무는 아파도 병원을 찾아갈 수 없으므로, 의사가 직접 찾아가서 치료하는 게 근본적인 차이죠.”

-나무 의사 자격은 어디에서 인증해주는 자격인가요?
“국가기관인 산림청장이 발급합니다. 나무 의사제도는 산림의 나무에 중점을 둔 것이 아니고 아파트 단지, 공원 등 생활권 수목의 관리를 비전문가가 주로 시행하면서 생겨난 여러 가지 문제점을 풀기 위해 생겨난 제도라 볼 수 있습니다. 가로수, 도시공원, 아파트 수목, 학교 정원 등 생활권 나무에 대해 이제까지는 사실상 아무런 제약없이 농약을 뿌리거나 방제해 왔는데, 이제는 국민의 건강과 밀접한 생활권 수목에 대해 지식과 자격을 갖춘 전문가가 수목을 진료하고 농약을 뿌리는 일 등을 하도록 제도화한 것입니다.”

-나무 의사 시험이 상당히 어렵다고 하던데요.

1차로 수목병리학과 수목해충학 등 다섯 과목 정도의 이론 시험을 거칩니다. 이어 논술과 실기를 합해 2차 시험까지 합격해야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습니다. 합격률은 그다지 높지 않습니다. 제1회 시험 때는 850명 정도가 응시했는데요, 최종적으로는 52명이 합격했습니다. 나무 의사 제도가 포함된 산림보호법은 2018년 6월 28일부터 시행됐고요. 2019년 1회 합격자들이 배출됐습니다. 2022년 4월 현재까지 총 6회에 걸쳐 742명의 나무 의사가 배출됐습니다.”

-농약을 뿌리면 공기 중으로 농약이 흩어져 사람한테 나쁜 영향을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무 농약이나 살포하면 안 되는 것은 물론이고, 수목에 농약을 살포하려면 나무 의사가 우선 정확하게 진단해야 합니다. 그 다음 무슨 농약을 뿌려야 한다는 처방전을 써야 합니다. 이처럼 처방전에 따라 농약을 살포하는데, (하지만) 잘 듣는다고 해서 그 농약을 뿌리는 것은 아닙니다. 농촌진흥청에서 무슨 나무에 어떤 벌레를 막는 데는 이런 농약을 사용해야 한다는 농촌진흥청의 농약 목록이 있습니다. (목록에 나와있는) 그 농약을 사용해야 됩니다.”

-나무 의사도 전문 분야가 있나요?

“아직은 전문 분야를 나누고 있지 않습니다. 제가 수목 진료를 한 것 중에 특이한 것은 사람의 피부 이식 수술에 해당하는 수피 이식 수술입니다. 굵기가 약 20여cm 되는 느티나무였는데요, 아파트 화단에 심어진 나무였습니다. 주민 중 나이 드신 분이 나무가 보기 싫었는지 몰래 톱으로 잘랐습니다. 다행히 지름의 절반 이상을 잘랐을 때 관리사무소 직원에게 발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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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 줄기를 톱으로 자른 모습과 수피이식을 하기 위해 도려낸 모습./제공=포레 나무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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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 수피를 오려붙인 후 붕대로 감은 모습./제공=포레 나무병원

그래서 이 나무를 살릴 수 있는지 문의해와 장비를 가지고 출동했습니다. 아직 다치지 않은 수피가 부분적으로 있고 톱으로 잘려나간 부분에는 아래위로 수분과 양분이 오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수피 이식 수술을 했고 다행히 성공했습니다.”

-예방과 관련된 일은 어떤 것이 있나요?

“나무 밑동 주변 최소 1m 이상은 사람들이 밟지 못하게 울타리로 보호해 주어야 하고요. 시멘트 바닥 등으로 발달이 미약한 뿌리에 비해서 가지와 잎이 가분수 형태로 지나치게 번성하면 탈이 납니다. 가지치기, 비료 주기, 물주기 등을 적당히 해줘야만 건강하게 나무가 자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나무병원은 이런 작업도 해줍니다.”

-예전에 직장을 다니셨던 것으로 압니다. 나무 의사로서 자부심이나 사명감 같은 것이 있으신지요?

“농업 관련 공직생활 30여년을 마감하고 나무 의사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현재는 사단법인 나무 의사협회 부·울·경 지회 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생활 주변의 수목과 건강한 숲은 사실 우리 삶의 동반자이고 자산입니다. 건강하고 푸른 식물에 둘러싸인 우리들의 삶은 더욱 풍요로워질 것이 틀림없습니다. 이런 일을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작은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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