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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가까워지는 통합 LCC의 시간…‘산소호흡기’ 끝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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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라 기자

승인 : 2025. 05. 19. 18:04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화학적 결합 속도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재무건전성 챙기기 분주
위기를 기회로…항공기 대수 국내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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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라 산업부 기자
항공은 화려하지만 잔인한 시장이다. 좋은 시황을 타고 노선을 확장하거나 항공기를 늘렸다가 국제정세와 환율 급변에 수익성이 꺾이는 건 예사고, 때문에 야심차게 발을 들였다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 항공사들도 있다. 한때 궤멸 수준까지 몰렸으나, 이제는 더 큰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LCC(저비용항공사)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그룹이라는 한 지붕아래 모인 세 LCC,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이 올해 공동 행사를 연달아 진행하며 친목을 다지고 있다. 임직원이 제주도로 떠나 나무심기 활동을 하는 한편, 안전 비행을 기원하는 산행에 나서 '원팀'을 강조했다. 오는 2026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과 함께 진에어를 중심으로 LCC 3사 합병도 진행될 예정이다. 물리적 결합에 앞서 임직원들의 화학적 결합에 나서는 모습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자회사 재무구조 개선에 적극 나서는 점을 봐도 합병이 가까워졌음을 실감할 수 있다. 아시아나는 지난 14일 자회사인 에어서울의 주주 배정 유상증자에 1800억원 규모로 참여한다고 밝혔다. 총 3600만주에 달하는 주식을 모두 현금을 주고 사들이는 방식이다. 또 같은 날 에어부산의 영구 전환사채(CB) 1000억 원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는 새롭게 출범할 통합 LCC의 재무 리스크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다.

지난했던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 살리기'도 이제 끝이 보인다. 에어서울은 코로나 팬데믹의 충격으로 2019년 완전자본잠식 상태 빠진 이후 차입금 만기일을 치일피일 미루며 산소호흡기를 달고 있는 상황이었다. 아시아나항공에 600억원을 갚지 못해 만기를 미룬 횟수만 5년간 18번이다. 에어부산은 완전자본잠식은 피했지만, 역시 앞서 발행한 CB를 해결하지 못해 이자율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누적된 결손금만 약 2800억원에 달해 재무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에어서울은 이번 유상증자가 자본으로 집계되면 부채비율이 개선될 예정이다. 에어부산은 이번 CB 발행으로 마련한 1000억원 중 일부를 앞서 발행한 CB를 해결하는 데 투입한다. 이자율을 낮춰 이자부담을 경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마침내 통합LCC가 출범하면 남은 건 '도약'이다. 진에어가 에어서울과 에어부산을 품에 안으면 보유 항공기가 57대로 증가해, LCC 업계 3위에서 단숨에 1위로 올라설 수 있다. 운항편이 늘수록 고정비가 분산돼, 단위당 운송비용은 낮아지는 규모의 경제가 기대된다. 운영 노선 확대로 수익다변화를 노리는 건 기본이다. 이는 변화무쌍한 시황을 견딜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이다.

물론 에어부산 통합에 반대하는 지역 민심과 중복 노선 정리, 점유율 50% 이상 노선에 요구되는 공정위 심사 등 넘어야 할 산도 산적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때 생존 여부조차 불확실했던 우리 기업들이 어떻게든 살아날 구멍 마련해 이젠 국내 1위 경쟁력을 넘보고 있다는 사실은 고무적이다.

업계의 차세대 '메기'로 주목받는 통합 LCC는 치열한 항공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까. 위기를 기회로 바꾸며 다시 날개를 펼치려는 그들의 비상이 기대된다.
김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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