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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흐름을 뒷받침하듯 SK텔레콤과 SK에코플랜트는 AWS, 울산광역시와 함께 29일 비수도권 최대 규모의 AI 전용 데이터센터 'SK AI데이터센터 울산' 기공식을 열었다. 최태원 회장이 직접 챙겨온 이번 사업은 연산·통신·에너지라는 피지컬 AI 3대 기반을 묶는 거점 인프라로, 그룹의 '네 번째 퀀텀 점프'로 불리고 있다. 반도체·배터리·통신에 더해 대규모 데이터센터까지 확보함으로써 SK는 물리 인프라 전주기를 아우르는 생태계를 갖추게 됐다.
실제로 피지컬 AI는 단일 기술로 구현될 수 없다. 고성능 연산, 초저지연 통신, 안정적인 에너지 제어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통합된 구조가 필요하다. 알고리즘 하나로 경쟁하던 시대는 끝났다. 앞으로는 이 세 가지를 얼마나 정교하게 통합하고 실시간으로 작동하도록 구현하느냐가 본질적인 경쟁력이 될 전망이다.
SK온은 배터리를 AI 제어가 가능한 물리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등 피지컬 AI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충·방전 알고리즘을 스스로 조정하고 주행 데이터를 학습하는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은 향후 피지컬 AI의 핵심 인터페이스가 될 수도 있다.
반도체 부문에서는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 메모리를 통해 AI 연산 병목 현상을 해소하고 있다. 특히 자율주행차나 드론처럼 실시간 반응이 중요한 피지컬 AI 환경에서는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호출·처리할 수 있는 메모리 성능이 핵심이다. SK하이닉스는 데이터센터부터 단말까지 GPU 연산에 최적화된 메모리 공급을 확대하며 연산 구조 전반을 커버하고 있다.
통신 인프라는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가 맡고 있다. SK텔레콤은 5G, MEC(모바일 엣지 컴퓨팅), 클라우드 연산을 결합한 통신·연산 융합 구조를 구축해 데이터 지연을 최소화하고, AI 연산이 중앙이 아닌 말단에서 이뤄지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는 자율주행, 로봇 제어 등 물리적 반응 속도가 중요한 피지컬 AI에 필수적인 조건이다. SK브로드밴드는 AI B tv를 중심으로 사용자 식별, 대화형 추천, 콘텐츠 제어 등 인터페이스 상용화에도 나서고 있다.
피지컬 AI 시대의 경쟁력은 개별 기술의 완성도가 아니라 연결성에서 갈린다. 기술이 아무리 앞서 있어도 이를 통합해 하나의 작동 체계로 구현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반도체부터 배터리, 통신, 콘텐츠까지 물리 인프라와 데이터 인터페이스를 수직계열화한 기업은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보기 드물다. SK의 피지컬 AI가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