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서 병사 40% "복무 의지 줄었다"…일부 예비군 복귀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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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마지막 거점 중 하나로 꼽히는 가자시티를 점령하기 위해 추가로 예비군 6만 명을 소집하고, 현역 2만 명의 복무를 연장하도록 지시했다. 이스라엘군(IDF) 대변인 에피 데프린 준장은 이날 "이스라엘군이 이미 가자시티 외곽에 진입했으며, 이는 대규모 작전의 첫 단계"라고 밝혔다.
당초 이스라엘 안보 내각은 가자시티 점령에 최소 5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를 격퇴하는 데에 걸리는 일정을 단축하라고 군에 지시했다.
전쟁이 2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병력 피로와 이탈 위험이 커지고 있다. 에얄 자미르 합참의장은 이달 초 내각 회의에서 "병사들이 반복적인 소집과 파병으로 지쳐 있으며, 군 내부에서 이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와 극우 성향의 연정 파트너들은 강경 노선을 고수하며 그의 우려를 사실상 묵살했다.
히브리대학 산하 아감연구소가 실시한 최근 조사에서도 이러한 상황이 드러났다. 응답자 중 약 40%가 "복무 의지가 예전보다 떨어졌다"고 답했으며, "동기부여가 높아졌다"고 응답한 병사는 13%에 불과했다. 전쟁의 장기화 속에서 군의 동력이 점점 약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초정통파 유대교도인 하레디 남성의 병역 면제 문제를 두고 갈등이 커지고 있다. 군 수뇌부는 병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하레디의 징집을 주장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입대를 거부하고 있다. 네타냐후 정부는 오히려 광범위한 면제 법안을 추진 중이어서 전선에 투입된 병사들의 불만은 더 커지고 있다.
예비군의 반발도 서서히 표면화되고 있다. 가자 전선에서 네 차례, 300일 넘게 복무한 아브샬롬 조하르 살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공세는 인질들에게 사형선고와 같다"며 복귀 거부 의사를 밝혔다. 그는 "전쟁 목표가 인질 구출과 하마스 격퇴라고 했지만, 지금은 인질은 뒷전이고 '하마스 파괴'만 남았다. 그러나 그조차 달성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일부 예비군 단체는 공개적으로 복무 거부를 호소하기도 했다. '병사들의 인질 구출 모임'은 "자녀들이 스스로 거부하기 어렵기에 우리가 목소리를 낸다"고 밝혔다.
단 할루츠 전 합참의장도 "많은 예비군이 결국 집에 남을 것"이라며 "현재 전쟁 계획에는 논리가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공개적으로 거부를 권하지는 않았지만 "각자 양심과 원칙에 따라 행동하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해 초 미국 CBS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 진입하면 "격렬한 전투는 몇 달이 아니라 몇 주 안에 끝날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러나 18개월이 지난 지금, 그는 오히려 가자시티 공세가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긴 전쟁을 끝내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CNN은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