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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학교로 몰리는 호주 교사들…공·사립 임금 격차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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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원 시드니 통신원

승인 : 2025. 09. 02. 15:07

사립학교로 교사 몰려 공립 인력난
공립학교 처우 개선 필요성 대두
호주 교사 임금 격차 심화…사립학교 교사, 공립보다 최대 5천만 원 더 받아
호주 퀸즐랜드 브리즈번에 있는 소머빌 하우스 여자사립학교 출입구./EPA 연합
호주 전역에서 교사 부족 현상이 심화하는 가운데 사립학교와 공립학교 간의 교사 임금 격차가 최대 5만 호주달러(약 45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헤럴드선은 공립학교 교사들이 더 많은 임금 및 복지 혜택을 제공하는 사립학교로 이탈하면서 공립 교육 현장에서의 인력난이 심화되고 있다고 1일 보도했다.

시드니의 한 사립학교는 올해 경력교사에게 약 1억3000만~1억6000만원의 연봉을 지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올해 공립학교 교사의 최고 연봉은 약 1억2000만원이다.

사립학교 교사에게는 연봉 외에도 다양한 혜택이 제공된다. 원주민 문화 학습이나 건강 검진을 위한 추가 휴가, 요가 회원권이나 건강 관련 물품 구매를 위한 지원금이 주어진다.

또 자녀 학비 50% 할인 혜택도 있다. 예를 들어 두 자녀를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사립학교에 보낼 경우 약 50만 호주달러(약 4억5000만원)를 절약할 수 있다. 야간 학교 캠프 참여 시에도 하룻밤에 150호주달러(약 13만5000원)가 지급되는 등 추가 근무에 대한 보상도 있다.

이런 처우는 교사의 충성도를 높이고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공립학교 교사는 캠프 참여 시 시간 외 수당을 받거나 대체 휴무를 이용하도록 돼 있지만, 예산과 인력 문제로 인해 사실상 자원봉사를 강요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임금 격차는 교육 현장의 인력난을 심화시키고 있다. 한 공립학교 교장은 “사립학교가 우리의 우수한 교사들을 빼가고 있다”며 “심지어 공립학교 간에도 서로 교사를 빼가는 ‘약육강식’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호주교육연맹에 따르면 빅토리아주 공립학교는 일부 수업이 교사 없이 진행될 정도로 심각한 인력 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 이런 이유로 여러 학년을 합반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는 학교도 있다.

사립학교 측은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이 곧 교사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며, 이는 결국 교육의 질 향상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한다.

미셸 그린 호주사립학교협회 빅토리아 지부 회장은 “교사들의 연봉은 기술, 전문성, 책임감에 따라 달라진다”며 단순히 학교 간의 임금을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지적했다.

기독교학교협회 관계자는 이 분야 교사들이 가치와 신념에 헌신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 전문가는 교사들이 돈 때문에 이 직업을 선택하는 것은 아니지만, 경쟁력 있는 급여가 지속 가능한 인력을 확보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데에는 교육계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대원 시드니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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