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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방중에 김주애 동행, ‘후계자’ 위상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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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용재 기자

승인 : 2025. 09. 03. 16:36

전문가들, ‘김주애 후계설’ 두고 찬반 논박
“김주애 다자외교무대 데뷔·대내 호칭·의전, ‘후계 굳히기’ 방증”
“김정은 젊고 김주애 공식 직책·역할X...‘후계설’ 아직 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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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일 현지시간 오후 4시 중국 수도 베이징에 도착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이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딸 주애(붉은 원), 조용원·김덕훈 당 비서, 최선희 외무상 등이 동행했다./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다섯 번째 방중에 그의 딸인 김주애가 동행하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주애를 후계자로 공식화하는 행보라는 해석 때문이다.

김주애의 이번 행보를 두고 차기 북한 지도자로서의 입지를 굳혔는지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지난 2022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서 모습을 드러낸 김주애는 대내적으로 활동 반경을 넓히다가 지난 5월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관에서 열린 러시아 전승절 8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면서 주목 받았다. 외교 무대 데뷔였던 셈이다. 이 같은 행보가 중국 전승절 계기 방중으로 이어진 것이 일각의 '김주애 후계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최고지도자 자리에 오르기에 앞서 중국을 방문해 '신고식'을 치른 선례가 있다. 김정일 위원장은 1983년 6월 베이징을 방문해 덩샤오핑 주석을 만났고, 김정은 위원장의 경우 2010년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에 동행해 후진타오 주석을 면담했다는 설이 당시 외교가에서 돌았다.

앞서 '김주애 후계설'이 급부상한 것은 '존귀하신 자제분', '존경하는 자제분'과 같은 그에 대한 호칭 격상과 눈에 띄는 의전 때문이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을 비롯한 고위 간부들이 김주애에게 허리를 숙이는 등 깍듯한 의전 모습이 지속적으로 포착되고 있고 북한 매체에서 김주애의 모습이 김 위원장보다 부각된 사진도 포착된 바 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김주애가 중국 방문을 통해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는 동시에 후계 체제를 공고히 했다"며 "김정은은 김주애에게 외교무대를 경험시키면서 전 세계적으로 후계자를 알린 것이라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으로는 김주애가 지난 2일 베이징에 도착할 당시 전용열차에서 내리는 모습만 포착됐을 뿐, 3일 열린 열병식 레드카펫 입장과 각국 정상들의 기념촬영, 톈안먼 망루 등 공식석상에서는 등장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김주애 후계설'은 아직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은 후계를 논할 나이(1984년생)가 아니고 김주애는 김정일·김정은의 후계자 시절과는 달리 공식적인 직위와 역할도 확인되지 않는 등 시기가 성숙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김정일 위원장은 1974년 당 중앙위원회 정치위원으로서 '친애하는 동지', '당 중앙' 등의 호칭으로 불린 이후 10여 년이 지난 후에야 '신고식'을 치렀다. 김정은 위원장도 2010년 김정일 위원장과 함께 방중했다는 설이 퍼지기에 앞서 2009년 후계자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특유의 가부장적 문화도 '김주애 후계설'을 부정하는 근거로 제시된다.

일각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관심이 분산된 다자무대에서 자신에 대한 주목도를 높이기 위해 딸인 김주애를 도구로 활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김주애를 통해 '스포트라이트'를 자신에게 돌리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북한 대내 매체인 노동신문도 3일 김정은 방중 사실을 보도하며 김주애가 함께 찍힌 사진을 공개했을 뿐, 김주애 동행 사실을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 같은 북한 대내 매체의 보도 행태는 김 위원장에 대한 중국의 환대에 방점이 찍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가정보원 북한분석관을 지낸 곽길섭 원코리아센터 대표는 "북한 후계자를 중국이나 러시아에 인사 시키고 국제사회에 공개하는 것은 후계 공식화의 마지막 단계에서나 하는 것"이라며 "김정은은 극장국가의 '연출자'로서 김주애를 대동해 4대 세습을 국제사회에 각인시키겠다는 의도를 보였을 뿐, '김주애 후계' 공식화의 의미는 아닐 것"이라고 분석했다.
목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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