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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R&D로 여는 에너지 대전환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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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09. 12. 06:00

김기수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에너지원자력자원전문위원장
에너지원자력자원전문위원장 김기수
김기수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에너지원자력자원전문위원장
세계는 지금 지경학적 패러다임이 바뀌는 격랑 속에 있다. 무역관세와 공급망, 그리고 기술패권을 확보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은 글로벌 경제전쟁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래 없는 빠른 추격자의 성공적 K-Model을 만들어 온 우리나라가 퍼스트무버(First Mover)로서 다시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연구기관, 그리고 기업의 역할과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가 R&D는 단순한 기술개발을 넘어 혁신주체를 연결하며 디지털, 인공지능(AI)·그린 산업으로의 전환을 위한 핵심요소인 린치핀(linchpin)이다.

국내 산업의 그린 트랜스포메이션(GX)의 경우 '청정에너지 대전환'을 위한 R&D가 그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5년 세계 에너지 투자 규모는 역대 최고치인 3.3조 달러에 이를 전망이며, 그중 2.2조 달러가 태양광, 풍력, 전력망 등 청정에너지 부문에 쓰이게 된다. 이는 화석연료 투자(1.1조 달러)의 두 배에 해당하는 수치로, 10년 전 전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던 청정에너지 투자 비중이 이제는 60% 이상을 차지하게 됐음을 의미한다.

글로벌 에너지 전환 속에서 한국의 선택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한국은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90%를 넘고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9% 수준에 불과해 OECD 평균 34.4%에 크게 못 미치는 상황이다. 게다가 재생 설비는 호남에 12.5GW가 몰려 있고 수도권은 3.0GW 수준에 그쳐 재생에너지 지역 편재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유럽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RE100 캠페인 등 그린 무역장벽 확대 추세에서 에너지 전환의 지연은 곧 국내 산업의 경쟁력 약화로 직결될 수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지난달 22일 발표된 2026년도 정부 R&D 예산안은 역대 최대 규모인 35.3조원 수준으로 무너진 연구생태계의 완전한 복원과 진짜 성장 실현에 대한 집중 투자는 환영할 일이다. 특히 총 R&D 예산이 확대되는 가운데 에너지·탄소중립 분야에도 전년 대비 19.1%가 증액된 역대 최대 규모인 2.6조 원이 투자된다. 에너지·탄소중립 투자는 단순한 증액이 아니라 산재한 우리 에너지·탄소중립 과제를 해결할 믿음직한 해법이기에 지난 정부의 R&D 예산 삭감에 따른 단순한 회복을 넘어 진짜 도약을 위한 파격적 확대라고 볼 수 있다.

AI기반 에너지관리시스템(EMS), 차세대 전력망(HVDC, 지능형·분산형), 장주기 에너지저장(ESS)을 핵심 축으로 제시했고 초고효율 탠덤 태양전지, 초대형(20MW급) 풍력의 실증·국산화를 지원한다. 동시에 청정수소 전주기 밸류체인 구축과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SMR) 핵심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한국형 수소환원제철실증 등 탄소 다배출 산업의 공정혁신 및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를 현장 적용을 전제로 추진한다. 이번 정부의 에너지·탄소중립 R&D 예산과 전략은 불확실성이 일상화한 시대에 한국을 에너지 전환의 선도국으로 도약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우리나라의 여건과 자원을 고려한 지속가능한 에너지 전환의 핵심기술들은 향후 진짜 성장의 토대가 될 것이다.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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