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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통신 3사·삼성과 손 잡아 보이스피싱 막는다…범죄 번호 10분 이내 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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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규 기자

승인 : 2025. 11. 23. 15:33

그간 이용중지 조치 2일 이상 소요돼 한계
간편제보 기능으로 손쉽게 대응 가능해져
경찰청3
경찰청. /박성일 기자
경찰청이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대응단)을 중심으로 통신 3사·삼성전자와 협력해 보이스피싱 등 범죄에 이용된 전화번호를 10분 이내에 차단하는 '긴급차단 제도'를 24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범죄에 이용된 전화번호는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이용중지 조치를 해왔다. 다만 신고 접수 이후 해당 전화번호를 실제 정지하기까지 2일 이상 소요돼 신속한 대응에 한계가 있었다.

보이스피싱 범죄의 약 75%는 최초 미끼 문자나 전화를 수신한 후 24시간 이내에 발생한다. 이에 전화번호 이용중지 조치가 취해지기 전 이 '최적 시간' 동안 해당 전화번호가 범행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을 막을 필요가 있었다는 게 결창철 관계자 설명이다.

이에 경찰청은 모든 피싱 전화·문자가 국내 3사 통신망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휴대전화 제조사·통신사와 협력을 구상했다. 구체적으로 피싱 등 범죄에 이용 중인 전화번호가 통신망에 접근하면 이를 초기에 차단하는 방안이다.

우선 경찰청은 삼성전자와 협력해 2024년 12월부터 삼성 스마트폰에 '간편제보' 기능을 만들었다. 해당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폰에 보이스피싱 등으로 의심되는 연락이 온 경우 이용자가 해당 문자를 길게 누르거나 통화 내역을 선택하면 '피싱으로 신고' 버튼이 현출되고 이를 누르면 별도의 절차 없이 즉시 피싱 의심 전화·문자를 제보할 수 있다.

특히 통화녹음 기능이 활성화된 경우 피싱범과의 음성통화 내용도 간편하게 제보해 범죄 수사에 결정적인 증거를 제공할 수 있다. 간편제보 기능이 탑재되지 않은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경우에도 누구나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 누리집'에 접속해 범죄 의심 문자나 전화를 제보할 수 있다. 간편 제보와 누리집을 통해 들어온 제보는 모두 통합대응단으로 전송된다. 통신사는 해당 전화번호를 즉시 7일 동안 차단한다.

차단 이후에는 범죄자가 해당 번호로 전화를 걸거나 미끼문자를 보낼 수 없는 것은 물론 미끼문자를 받은 사람이 나중에 확인하고 해당 번호로 전화를 걸더라도 통화가 연결되지 않는다. 또한 임시 차단된 전화번호는 추가 분석을 거쳐 완전히 이용 중지된다. 이에 미뤄봤을 때 긴급차단은 가장 최소한의 절차와 시간으로 범행을 빠르게 저지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전망이다.

앞서 대응단은 긴급차단 시행에 따른 오차단율을 줄이기 위해 약 3주 동안 시범 운영을 하기도 했다. 피싱 등 범죄가 아닌데도 국민이 오인 제보한 건에 대해서는 차단되지 않도록 기준을 정비하고 오인신고로 차단을 방지하기 위해 신고 내용에 대한 모니터링도 병행했다.

그 결과 대응단에 접수된 14만5027건의 제보 중 중복·오인 제보 등을 제외한 5249개의 전화번호를 차단했다. 실제 피해가 발생하기 직전에 이를 극적으로 막아낸 사례도 있었다. 통합대응단에서 접수한 제보를 실시간 모니터링 중 대출빙자형 피싱 음성파일을 청취하고 해당 번호를 바로 차단했는데 당시 피싱범은 해당 전화번호로 다른 피해자에게도 접근해 인증번호를 요구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긴급차단 조치가 이뤄지는 순간 피해자와 범인의 통화 또한 즉시 끊어져 실질적인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이와 관련해 경찰청 관계자는 "긴급차단 제도는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제보·신고에 참여할수록 더 신속하게, 더 많은 범행 수단을 차단할 수 있다"며 "다만 단순 오인이 아닌 악의적 허위 제보나 장난성 제보는 특정 개인에게 피해를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형사 처벌 대상이 되므로 자제해 주길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피싱 의심 문자나 전화를 받으면 클릭하거나 응대하지 말고 간편제보와 더불어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 또는 112로 신고해달라"고 덧붙였다.
최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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