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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넘어 글로벌 공급망 투자… ‘밸류체인 ETF’ 수익 쏠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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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삭 기자

승인 : 2025. 11. 23. 17:54

반도체·원자력 등 주요 기업 중심
소부장·설계·유통 등 협력사 투자
유망 산업 실적 성장 그대로 반영
연 최고 수익률 100% 넘으며 관심
개별 기업 투자를 넘어 공급망 생태계에 투자하는 '밸류체인 상장지수펀드(ETF)'가 시장 주목을 받고 있다. 연 최고 100%를 넘나드는 수익률로 투심을 사로잡은 이 상품들은 유망 산업의 수혜를 고루 입을 수 있다는 점에서 남다른 가치를 제공한다.

특히 반도체와 전기차·AI와 같은 성장 산업의 경우 단일 기업의 성과만으로는 산업 전체 성장세를 온전히 누리기 어렵다. 핵심 기업 주변의 소재·부품·장비 업체, 설계 및 유통 파트너까지 함께 성장하는 구조여서다. 밸류체인 ETF는 이 지점을 파고들어 투자자들이 산업 전반의 도약 발판에 올라타도록 돕는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주요 밸류체인 ETF 중 최근 1년간 가장 큰 성과를 거둔 상품은 현대자산운용의 'UNICORN SK하이닉스밸류체인'으로 130.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UNICORN SK하이닉스밸류체인은 SK하이닉스와 SK하이닉스 영위 사업의 주요 밸류체인 내 기업들을 중심으로 투자한다. 앞서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 급증에 지난 3분기 영업이익 11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찍었다. 연초 이후 주가 상승률은 228.3%에 달한다. SK하이닉스밸류체인이 최근 1년 사이 역대급 수익률을 이룬 배경이다.

밸류체인 ETF는 특정 핵심 기업과 그 전후방 공급망을 구성하는 협력사들을 하나의 포트폴리오로 묶어 투자한다. 단일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방식과 달리, 원자재 공급부터 부품 제조·조립에 이르는 전체 생태계를 투자 대상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기존 ETF와 차별화된다.

밸류체인 ETF에 투자하면 산업 전반의 성장 모멘텀을 통째로 포착할 수 있다. 일례로 반도체 산업의 경우, 반도체를 만드는 얇은 원판인 웨이퍼 제조 업체, 웨이퍼 표면을 보호하는 산화 공정 업체, 검사 장비 기업 등이 함께 성장한다. 전기차 산업 역시 배터리 기술·모터 효율·충전 인프라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밸류체인 ETF는 이런 연결고리를 미리 포트폴리오에 반영해, 투자자가 산업 전체의 성장 과실을 나눠 갖게 한다.

밸류체인 ETF는 복잡한 산업 분석 부담을 전문가에게 위임하는 이점도 있다. 개별 투자자가 특정 산업의 모든 단계를 이해한 뒤 여러 기업의 적정 투자 비중을 결정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밸류체인 ETF는 전문 운용사가 산업 구조를 분석하고 핵심 협력사를 선별함으로써, ETF 한 종목에 투자하는 것만으로 전문가 수준의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게끔 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TSMC파운드리밸류체인'은 대만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를 중심으로, 파운드리 공정에서 부품·장비를 제공하는 미국·일본·네덜란드 기업에 투자한다. 이 펀드는 최근 1년 사이 43.6%의 수익률을 기록한 데 이어 2023년 4월 상장 이래 107.5%의 수익률을 거뒀다.

한국투자자산운용은 주요 자산운용사 가운데 가장 많은 밸류체인 ETF 라인업을 보유한 곳이다. 대표적으로 'ACE 테슬라밸류체인'은 테슬라와 테슬라 성장에 따른 핵심 공급망의 수혜 종목들에 함께 투자하는 상품으로, 최근 1년 수익률과 상장 이후 수익률은 각각 29.6%, 104.22%다. 'ACE 구글밸류체인'은 구글 및 구글과 함께 성장할 AI 클라우드 밸류체인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최근 1년간 38.5%의 수익률, 상장 후 45.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한화자산운용의 'PLUS 글로벌원자력밸류체인'은 우라늄 채굴·원전 건설 및 유지 보수 등 원자력 밸류체인 전후방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AI 시대에 급증하는 전력 수요의 해결책으로 부상한 원자력에 주목함으로써, 트럼프 행정부의 친원전 정책과 에너지 패권 전략의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 올해 1월 상장 이래 최근 6개월 수익률과 상장 후 수익률은 각각 65.4%, 45.8%다.
박이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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