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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덮친 ‘물폭탄’에 비명…베트남 91명 사망, 태국은 ‘300년 만의 폭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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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5. 11. 25. 12:31

VIETNAM FLOODS <YONHAP NO-4449> (EPA)
지난 20일 베트남 중남부 카잉호아성 냐짱(나트랑)에서 시민들이 물에 잠긴 거리를 지나가고 있다/EPA 연합뉴스
동남아시아 전역이 기록적인 폭우와 홍수, 산사태로 신음하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사망자가 90명을 넘어섰고, 태국 남부에서는 수백 년 만의 폭우가 쏟아지는 등 기후 재난의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간 이어진 집중 호우로 베트남·태국·말레이시아 등에서 인명 피해와 이재민이 속출하고 있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은 베트남이다. 베트남 재난 당국은 이번 홍수로 인한 공식 사망자가 91명으로 늘어났으며, 11명이 실종 상태라고 밝혔다.

피해 지역은 중부 꽝찌성에서 럼동성에 이르는 약 800km 구간에 걸쳐 있다. 특히 베트남 최대 커피 산지인 고원 지대 닥락성에서만 홍수로 인한 익사 등 6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커피 농장들도 대거 물에 잠기면서 농가들이 경제적으로도 치명타를 입었다.

도로가 유실되어 고립된 지역에는 헬리콥터를 투입해 식량과 구호 물품을 투하하고 주민들을 구조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이번 홍수로 인한 경제적 피해를 약 13조 780억 동(약 7310억 원)으로 추산했다.

베트남은 이미 지난 9월과 10월, 태풍 '야기', '부알로이', '갈매기' 등이 연달아 강타하며 누적 피해액이 12억 달러(약 1조 7677억 원)를 넘어서는 등 한계 상황에 직면해 있다.

베트남 기상 당국은 피해를 입은 일부 지역에서 물이 빠지고 있지만 베트남 동해에서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열대성 저기압이 태풍으로 발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주말 또 다시 날씨가 악화하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이웃국가인 태국도 북부와 중부에 이어 남부 지역이 물난리를 겪고 있다. 태국 당국은 남부 10개 주에서 폭우가 쏟아져 5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당했으며, 약 200만 명이 홍수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특히 송클라주의 주요 경제 허브인 핫야이는 지난 21일 하루 동안 335mm의 비가 쏟아졌다. 당국은 이를 "300년 만에 가장 많은 24시간 강우량"이라고 설명했다. 사흘간 630mm가 넘는 물 폭탄이 쏟아지면서 도심이 마비됐고, 구조대원들은 구명보트를 이용해 고립된 주민과 관광객들을 구조해야 했다.

말레이시아 역시 11월부터 시작된 몬순 시즌의 영향으로 홍수 피해가 커지고 있다. 당국에 따르면 9개 주에서 1만 2500명 이상이 집을 떠나 대피소로 이동했다. 특히 북동부 켈란탄주의 피해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보고됐다.

기상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로 인해 동남아시아의 폭풍과 강우 강도가 점점 더 세지고 있으며, 홍수와 산사태가 더욱 빈번하고 파괴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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