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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10% 비싸도 팔렸다…플랫폼 알고리즘의 ‘상단 노출’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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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이지훈 기자

승인 : 2026. 06. 28.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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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3072명 대상 실험…상위 5개 상품 구매 비중 51.7%
검색 상단 노출하자 자사우대 상품 구매율 1%→35%
공정위
온라인 쇼핑과 배달, 숙박 예약 등 플랫폼 기반 서비스에서 소비자 선택이 검색 순위에 크게 좌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절반 이상은 플랫폼이 제시한 검색 정렬 순위 '톱5' 내 상품을 구매했고, 첫 페이지 안에서 구매를 마친 비율도 90%를 웃돌았다. 특히 알고리즘을 조작으로 검색 상단에 노출된 상품은 가격 경쟁력과 관계없이 더 많은 선택을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8일 '플랫폼의 알고리즘 기반 자사우대 행위에 관한 소비자 행동 실험 연구' 보고서를 발간하고 이 같은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연구는 플랫폼이 검색·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자사 상품을 우대 노출하는 경우 소비자의 선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검증하기 위해 진행됐다. 공정위는 실제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유사한 가상 쇼핑몰을 구축하고 소비자 3072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통제 실험(RCT)을 실시했다.

실험 결과 소비자들은 플랫폼이 제시하는 검색 순위에 높은 의존성을 보였다. 전체 구매의 51.7%가 검색 결과 상위 5개 상품에 집중됐고, 94.6%는 첫 페이지 안에서 구매를 완료했다. 또 기본 정렬 순서를 변경한 소비자는 25.2%에 불과했으며, 가격·기능 등을 기준으로 상품을 좁히는 필터 기능을 사용하지 않은 소비자는 83.8%에 달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가격만 10% 더 비싼 자사우대 상품을 검색 결과 상단에 노출하자 구매율 변화는 크게 나타났다. 기존에는 구매율이 1%에 불과했던 자사우대 상품은 노출 위치 변경 이후 구매율이 35%까지 상승했다. 반면 기존 상위권 경쟁 상품은 구매율이 52%에서 20%로 떨어졌다.

공정위는 소비자가 검색 순위를 상품의 품질이나 적합성을 반영한 객관적 신호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플랫폼이 제공하는 순위 자체가 소비자의 구매 판단 기준으로 작용하면서 상품의 실제 경쟁력과 관계없이 선택이 바뀔 수 있다는 의미다.

반면 자사우대 여부를 알리는 라벨 표시와 정렬 기준 공개 등 정보 제공 방식의 시정조치는 효과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사 상품임을 알리는 라벨은 소비자의 적극적 탐색을 줄이고 오히려 자사 상품 구매율을 약 4.5%포인트(p) 높이는 결과를 보였다.

정렬 기준에 자사우대 요소가 반영될 수 있다는 공시 역시 실제 확인한 소비자는 10.7%에 그쳤다. 다만 공시 내용을 확인한 일부 소비자 집단에서는 자사 상품 구매율이 약 18.4%p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특히 소비자들은 더 비싼 자사 상품을 구매한 경우에도 이를 손실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향을 보였다. 오히려 구매 만족도와 플랫폼 랭킹 신뢰도가 높아지는 모습을 보여 알고리즘에 따른 선택 왜곡이 소비자 스스로 인지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점도 확인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연구는 플랫폼의 알고리즘 기반 자사우대 행위가 소비자 선택에 미치는 인과적 효과를 규명한 공정위 최초의 실험 연구로서 의의가 있다"면서 "앞으로도 디지털 시장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경쟁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실험 연구, 계량경제분석, 행동경제학적 접근 등 다양한 경제분석 방법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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